하미경 동시집 ‘우산 고치는 청개구리’
하미경 동시집 ‘우산 고치는 청개구리’
  • 김영호 기자
  • 승인 2018.07.04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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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산 고치는 청개구리

 “경로당 반장 된 우리 할머니/ 8천 원짜리 파마를 하였다// 피부 탄력은 없어도/ 머리는 탱글탱글하다/ 잡아당겼다 놓아 주면/ 또르르 말려 올라간다// 경로당에 떡 돌리러 간/ 우리 할머니/ 찾으려면 한참이 걸린다// 할머니? 하고 부르자/ 휙 뒤를 돌아보는데// 빠글빠글 볶은 머리가/ 모두 우리 할머니 같다”- 하미경 시 ‘스프링 머리’ 중에서.

 개구리 합창처럼 즐거운 동시집이 최근 문단에 나왔다.

 하미경 시인이 내놓은 첫 동시집 ‘우산 고치는 청개구리’(푸른사상·1만 1,500원)가 그것이다.

 이번 동시집에는 호기심 많은 아이들의 시선에 비친 세상이 시인의 재미있는 비유와 상상력으로 아름답게 표현됐다.

 동시집은 1부 ‘봄이 노란 꽃핀 찌르고’를 비롯해 2부 ‘물방울을 깨그르르 굴려’, 3부 ‘왈탕갈탕 왈탕갈탕’, 4부 ‘당당하게 숲으로’ 등 일상을 노래한 시인만의 작품들이 이 한 권에 수록됐다.

 “아이들의 눈에는 세상 모든 것이 새롭고 재미있고 아름답게 보이니까요. 어른들 못지않게 바쁘고 피곤하게 살아가야 하는 요즘 아이들에게, 그런 아름다운 세상을 다시 돌려주고 싶어 하는 어른들도 있습니다.”

 

▲ 하미경
  하미경 시인이 처음으로 문단에 선보인 책 ‘우산 고치는 청개구리’는 그런 어른들의 마음으로 자신의 느낌을 가감없이 응축한 동시집이다.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말합니다. 참 좋을 때라고.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어린 시절을 보내고 있는 아이들을 어른들은 부러워하나 봅니다. 어쩌면 아이들이 사는 세상은 어른들이 사는 세상과 다를지도 모르겠습니다.” 

 시인은 동시를 짓기 위해 아이 같은 마음으로 사물에 말을 걸면서 그 대상을 이해하고 사랑하게 됐다고 말한다.

 상상의 날개를 펼치면 우리 주변의 모든 것들이 꽃과 나무는 물론이고, 연필깎기나 지우개 같은 물건들까지 사랑스러운 친구들이 된다는 이유에서 그렇다.

 “사물에 말 걸기를 통해 그 마음을 이해하고 소중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비유와 상징, 다르게 보기를 통해 살아가는 재미를 느끼고 의미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내가 받았던 그 사랑을 돌려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린 날의 기쁨과 경이로움, 자녀들을 통해 느낀 행복, 앞날에 대한 설렘을 동시로 써서 보답하고 싶습니다.”

 하미경 시인은 지난 2011년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돼 등단했고, 2014년 격월호 ‘동시마중’으로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올해 전북문화관광재단에서는 문예진흥기금을 받았으며, 현재 전주 기린초등학교에서 10년 넘게 아이들을 만나면서 글쓰기 지도에 매진하고 있다.

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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