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마운틴칼리지의 융복합 문화예술교육을 꿈꾸는 [복합문화공간-누에 ]
블랙마운틴칼리지의 융복합 문화예술교육을 꿈꾸는 [복합문화공간-누에 ]
  • 홍현철
  • 승인 2018.07.03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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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예술교육지원사업을 통해 지역마다 다양하고 폭넓은 행사가 추진되고 활기차게 움직이는 모습들이 지속적으로 보인다. 지원 사업들은 지역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통한 사회적 소통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이러한 사업 목적은 사회 변화에 대응하는 개인적 혁신 방식과 창의적 문제 해결을 추구하는데 있으며, 현대사회에서의 예술이 가져야할 역할이기도 하다.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의 서문에 ‘Art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예술가들이 있을 뿐이다. 우리가 말하는 art는 시대와 장소에 따라서 전혀 다른 것을 의미하기도 하였으며 고유명사의 예술이라것은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이해하는 한 모든 행위를 예술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것이다’라고 서술한 샤이너(Larry Shiner, 1934~ )의 글을 상기해 본다.

 예술을 통한 교육 사업이 도내에도 지역특성화 문화예술교육지원사업, 꿈다락 토요문화 지원 사업, 문화예술 인문클래스 지원 사업, 문화파출소, 인생나눔교실, 북지기관 문화예술교육사업, 소규모 문화예술 커뮤니티 발굴지원사업등 다채롭게 펼쳐지고 있으며,지원 사업들은 중앙정부와 지역재단이 매칭되어 실행단체를 공모하고 실행하는 사업들이 대부분이다.

▲ (재)완주문화재단 [복합문화공간-누에] 행사
  여러단체들이 실행하는 사업들을 보면서 문득 융합적 문화예술교육을 담당했던 20세기 초 블랙마운틴칼리지(Black Mountain College, 1933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쉬빌 인근에 설립-1957년 문을 닫음)가 상기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20세기 아방가르드 예술의 보고(寶庫)이자 미국 근대미술과 고등교육의 역사에 있어서도 오늘날 유익한 자료로 활용되고 있는 블랙마운틴칼리지의 융합형 문화예술교육 정신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고 지역의 교육사업에 더 나은 문화실천의 장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이기 때문이다.

 블랙마운틴칼리지(Black Mountain College)의 융합적 정신은 근대 사회의 변화하는 요구들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었고 예술의 역사에서 창의적인 실험을 꽃피운 예술교육의 상징으로 기억되기 되는 교육기관이다.

 블랙마운틴칼리지(Black Mountain College)의 교육철학과 창의적인 문제해결의 관점은 탈장르적 예술형식과 융합적 예술교육이 핵심이었다. 이것은 현대문화예술교육의 목적과 일치하는 측면이 매우 많다. 왜냐하면 형식적 측면보다는 시대적 정신과 일치하기 때문이다.

 예술형식과 장르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블랙마운틴칼리지(Black Mountain College)의 융합형 예술교육은 실험적 실천성과 전위적 이상(理想)을 교육적 방법의 토대들과 결합하는 프로그램들과 연결하여 ‘하나의 전체로서의 인간(man as a whole)’을 개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오늘날 문화예술교육은 자유로운 표현과 신념의 다양성을 강조해야하며 장르의 경계를 초월해야하는 것은 당연하며, 더불어 공동체와 시민성 개념을 함양해야 하며 민주주의와 예술과의 통일적 관계도 도모해야 한다.

 그렇다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우리지역의 문화예술교육사업의 실행주체 및 단체들에게 사회 변화에 대응하는 개인적 혁신의 방식과 창의적 문제 해결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 더불어 현대사회에서 문화예술교육의 역할은 무엇인가?를 조심스럽게 물어보고 싶다.

▲ (재)완주문화재단 [복합문화공간-누에]
  다행스럽게도 완주문화재단의 [복합문화공간-누에]가 이러한 질문에 답을 제시하는 융복합형 문화예술교육을 기획하고 실행하고 있는 듯하다.

 [복합문화공간-누에]에서 진행되는 교육 활동 중에 눈에 띄는 것은 공예를 통한 인문학과의 융복합 교육활동이다. 공간의 활동가들은 융합형 예술교육의 현재적 의미를 생각하기 위해 스스로의 경계를 무너트리며 소통을 하고 있다.

 다양한 문화 실천의 장으로 공예를 받아들여 진행하며, 통합된 개념의 예술개념을 지향하면서, 예술의 동등성과 인간이 만든 모든 것을 공예의 다양성 안에서 승인하고 공예를 문화적 실천이라는 상위의 개념으로 해석하는 융합적 교육방식에 흥미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 (재)완주문화재단 [복합문화공간-누에]의 활동가들
  [복합문화공간-누에]의 프로그램담당자들은 공예를 세상과 소통하는 다양한 접근법으로 다가간다. 활동가나 수요자는 공예를 통한 예술의 창작 태도나 사고의 관점, 혹은 사회적 행동등을 문화적 표출의 도구 등으로 생각하고 접촉하려는 광의적 태도를 보인다.

 더 이상 기능과 실용의 전통적 요소가 공예해석의 기본이 아니고 재료나 장르를 구분하는 것도 거부하며 ‘예술로서 공예’와 ‘사회적 실천으로서 공예’에 주목하며 또 다른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복합문화공간-누에]의 활동가들과 참여자들은 삶이 있는 공예를 꿈꾸고 있다.

 그들은 경계를 허물고 다양한 관점에서 다양한 양식과 경향을 가진 열린 개념으로 문화예술교육을 인식하고 공예를 통해 삶을 행동으로 풀어나가고 있는 중이다.

 다양한 문화 실천의 장으로 [복합문화공간-누에]가 지역의 문화예술공간의 획을 그어가며 항상 새로운 문화의 산물을 만들어 주길 바란다. 더불어 실천하는 활동가들은 예술이 ‘실천’에 의해 형성된다는 사실과 개인의 미적 체험을 넘어 공동체 교육의 단계가 될 수 있도록 유연한 힘과 융합형 예술교육에 대한 끝없는 고민을 바란다.

 

 글 = 홍현철(서양화가, 미학미술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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