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무형유산원 상반기 학술대회
국립무형유산원 상반기 학술대회
  • 김영호 기자
  • 승인 2018.06.22 18: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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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경·어로의 무형유산 가치”
22일 국립무형유산원 국제회의실에선 무형유산으로서 농경 어로에 관한 학술대회가 열렸다.(김영호 기자)
 “농경과 어로의 전통지식을 무형유산으로 바라보는 일은 그동안 무형유산에 대한 패러다임의 전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 2016년 무형문화재 보전 및 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무형법)이 시행되면서 농경·어로 전통지식 분야가 무형문화재 범주에 새롭게 포함됐지만, 이를 무형유산으로 바라보는 것에 대해 일반인들은 생소하게 느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농악, 마을신앙 등 그동안 지정된 수많은 무형문화재는 농경·어로에 기반을 두었다는 점에서 농경과 어로의 전통지식은 무형유산으로 그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근래들어 이러한 전통지식이 대부분 기억 속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향후 이에 대한 연구 조사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22일 오후 국립무형유산원 국제회의실에서는 ‘무형유산으로서 농경·어로 전통지식의 가치’란 주제로 상반기 학술대회가 열렸다.

 이날 학술대회는 무형문화재 및 민속학 관련 연구자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립무형유산원이 지난 2017년에 실시한 전라지역 농경·어로 분야 전통지식에 관한 시범조사 성과를 한 자리에서 공유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무형유산으로서의 농경·어로 재조명’이란 주제로 나경수 전남대학교 교수가 기조 발표를 맡았으며, 송기태 목포대학교 도서문화 연구원은 ‘농경·어로 무형유산 현장 시범조사의 성과와 의의’이란 주제로 2017년 전라도 지역의 조사 내용을 발표했다.

 송기태 도서문화 연구원은 주제 발표에서 “전북 도내에는 김제 벽골제와 농경수로가 있는데, 백제 시대 수리시설로 벼농사와 관련된 토목 등 당시 과학기술의 발달 수준을 확인할 수 있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큰 농업문화유산”이라며, “고창과 부안의 갯벌은 전북 지역에 남은 가장 큰 갯벌로 주민들이 맨손어업을 통해 패류를 채취하면서 현재까지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어 무형유산의 가치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송 연구원은 “시범 조사를 통해 전라도 지역은 따뜻한 기후와 기름진 들녘, 넓은 해안선을 바탕으로 일찍이 농업과 어업이 발달해 농경이나 어로에 대한 산재된 문화를 간직한 곳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며, “전통적인 농경, 어로 관련 지식이 점차 사라지는 추세에서 이를 확보하기 위한 조사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경수 전남대학교 교수는 “농경과 어로를 문화재보호법에서 무형문화재의 한 영역으로 전통지식으로 묶은 까닭은 개인과 사회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가장 중요한 무형문화재로 그 가치가 충분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라며, “전통의 가장 일반적인 개념은 세대에서 세대로 전승된다는 것이고, 경험보다 더 좋은 스승은 없기에 축적된 경험은 전승되고 공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현중 국립무형유산원 원장은 “‘무형법’의 무형문화재 범주에는 전통지식 외에도 생활 관습, 구전 전통과 표현 등 새롭게 포함된 대상이 많다”면서, “이번 학술대회가 새로운 범주의 무형유산에 대한 가치와 인식을 확립하는 시발점으로서 앞으로도 중요한 논의의 장이 열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립무형유산원은 2017년부터 ‘전라지역 농경·어로 전통지식’에 대한 시범조사를 시행해왔으며, 올해에는 충청지역으로 그 조사 범위를 넓혀 추진하고 있다.

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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