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전북도민 구강건강, 그 해결책은?
위기의 전북도민 구강건강, 그 해결책은?
  • 이흥수
  • 승인 2018.06.19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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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앓던 이가 빠진 것 같다’라는 말이 있다. 치통이 얼마나 괴로웠으면 이런 말이 생겼을까? 그런 치통을 전북 도민은 너무나 많이 경험하고 있다.

 2015년도 아동구강건강실태조사에 의하면 전라북도 만 5세 아동의 치통경험자율은 100명당 약 43명으로 전국 평균의 2배에 달할 뿐만 아니라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가장 많았다. 이처럼 치통이 많은 것은 치과질환이 많기 때문이다.

 전북 12세 아동의 충치경험자율은 61.1%로 전국에서 네 번째로 높다. 20세 이상의 1인당 평균 충치경험치아수는 약 9개로 전국에서 제일 많다. 잇몸 건강상태도 좋지 않다. 잇몸에서 피가 나는 것은 잇몸질환의 대표적인 증상인데 5세 아동의 잇몸출혈경험자율은 약 21%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치과질환으로 인한 치아상실도 많아 전북 20세 이상이 성인이 가지고 있는 자연치아수는 전국에서 두 번째로 적었다. 한마디로 전북도민의 구강건강수준은 전국 최하위권이다.

 설상가상으로 전라북도 사회계층간 구강건강 불평등도 심각한 상황이다. 20세 이상 성인에서 교육수준이 ‘초졸 이하’인 경우 ‘대졸 이상’인 사람에 비해 치아가 하나도 없는 사람의 비율은 무려 10배나 높다.

 1인당 가지고 있는 치아 수는 약 7개의 차이를 보인다. 20세 이상 성인의 ‘씹기 어려움 호소율’은 소득에 따른 격차가 그대로 반영되어 소득수준이 하위 25%에 속하는 사람은 상위 25%에 속하는 사람보다 ‘씹기 어려움 호소율’이 3배나 많다.

 필자는 감히 단언한다. ‘전북도민의 구강건강은 위기이다!’라고, 왜 이럴까? 전라북도가 장애인과 노인의 비율이 높다든지, 경제수준이 낮기 때문 등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가장 큰 원인은 정치권과 정책당국자가 구강건강에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다. 위기 극복의 열쇠는 정치권과 정책당국자에게 있다. 오는 6·13지방선거에서 그 누가 도지사가 당선된다면 오복 중의 하나인 ‘치아 건강’이라는 복을 도민에게 선사해야 한다.

 평생 구강건강의 초석은 어린 학창시절에 다져진다. 치아건강의 첫걸음은 칫솔질을 잘하는 것이다.

 아울러 학교 양치시설의 설치가 확대되어야 한다. 또한 학교 보건실과 같은 구강보건실 설치 확대 역시 필요하다. 전북의 학교양치시설 및 학교구강보건실 수가 전국 최하위권이라는 점에서 그 필요성은 더욱 크다. 전국 최하위권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아동 청소년 치과주치의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아동 청소년 치과주치의제도는 20여개 이상의 지방자치단체에서 조례로 정해 실시할 정도로 인기 있는 사업이다.

 노인, 장애인, 저소득층을 위한 사업도 강화되어야 한다. 또한 틀니 지원사업, 충치예방을 위한 치아홈메우기 지원사업이 확대되어야 한다. 치과에서 틀니를 만들 때 본인부담금을 지원해 주는 방법이 그 예라고 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구강건강은 건강한 치아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전신건강의 척도이며 웰빙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다”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는 가슴 아픈 자조가 더 이상 들리지 않게 될 때 우리는 행복한 미소를 짓게 될 것이다. 치아, 그 이상의 가치에 주목하시길!

  이흥수 / 원광대 치과대학 예방치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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