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자 0명’ 약대 계약학과 유명무실
‘지원자 0명’ 약대 계약학과 유명무실
  • 김혜지 기자
  • 승인 2018.06.18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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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 신설 정원으로 전환돼야
올해 서울대와 전남대 등 약학대학 계약학과 지원자가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나 약대 계약학과 운영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런 가운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한 신약 개발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기존 계약학과 정원을 약대 신설을 위한 정원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18일 국회 유성엽 의원이 국회 입법조사처에 의뢰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전국 14개 대학에서 운영되고 있는 약학대학 계약학과(정원 77명)의 올해 지원자는 0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015년에 5명에서 2016년 1명, 2017년 4명으로 지원자 수가 미미한 수준을 유지하다가, 급기야 올해는 14개 대학 모두 지원자가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약학대학 계약학과는 약학 관련 기업과 약대가 있는 대학이 협약을 체결해 설치된 학과다. 해당 기업에 3년 이상 근무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협약을 맺은 약대에서 수학할 수 있도록 비용을 지원하는 제도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계약학과 입학 조건 충족이 어려워 효율적이지 못한 운영 실태를 보이고 있다.

기업들은 약학 관련 기업이 재직 직원에게 4년간 학업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하기보다는 약대를 졸업하고 약사 자격을 취득한 인력을 채용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유성엽 의원은 이 같은 현상을 감안해 기존 계약학과 운영제도를 폐지하고, 77명의 정원을 약대가 없는 대학에 배치해 약대 신설을 추진하자는 대안을 제시했다.

실제 보건복지부와 교육부도 계약학과 정원을 약대 신설을 위해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는 약대 신설 필요성에는 동의하지만 이를 위한 정원 전환은 교육부 소관이라고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상황이다. 교육부는 보건복지부가 약사 인력 증원 필요성에 따라 약대 증원인원을 통보하면 심사를 거쳐 약대 신설이 이뤄진다는 원론적 입장만 내비치고 있다.

유성엽 의원은 “오는 2020년부터 7천 명 정도의 약사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앞으로는 신약개발과 보건의료 현장에 필요한 약사 수급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현재 수년째 지원자조차 없는 약대 계약학과의 정원을 약학대학 설치를 위한 정원으로 배치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혜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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