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현실은 여성가족부의 한 통계에서도 엿볼 수 있다. 가정폭력 피해자 등이 주위의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는 경우가 설문 대상자의 90% 이상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녀에 대한 피해가 우려돼 참고 넘긴다는 이유가 적지 않다고 한다. 또 가족 간 벌어지는 가정사로, 남의 집안일이라는 인식이 이웃들의 무관심으로 이어져 가정폭력 증가에 일조하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가정폭력의 문제점은 가정에서만 그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자녀들에게나 사회에 미치는 악영향은 생각보다 훨씬 심각하다. 부부간 불화가 아동학대, 방화, 살인 등 강력범죄로 이어진다는 사실이다.
특히 강력범죄를 저지르는 범인들의 어린 시절 성장 과정을 보면 가정폭력이 심한 환경에서 자란 경우가 70% 가까이 이르는 것으로 나타난 범죄연구결과를 보더라도 가정폭력이 사회에 미치는 폐해의 심각성을 알 수 있다. 반복되는 가정폭력은 또 다른 폭력을 낳는다. 각박한 세태에서 가정은 몸과 마음을 안식할 수 있는 중요한 공간이다. 이런 공간에서조차 심신이 피로하다면 가정이 붕괴되고 건전한 사회구성에 악영향을 준다. 하루 20여 건꼴로 발생하는 가정폭력.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되는 이유다. 가정폭력의 예방을 위한 신고 등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가정의 소중함과 가정폭력은 중대 범죄임을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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