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 그리고 우리, 인연은 그렇게 시작된다.
너와 나 그리고 우리, 인연은 그렇게 시작된다.
  • 채지영
  • 승인 2018.06.07 16: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송수미 作 나눌 수 있는 호흡 (32 X 32cm(2ea), Mixed media)

 안녕하세요. 박건호 님의 <인연>이란 시를 소개해드립니다. <바람은 구름을 흐르게 하고 / 구름은 하늘을 흐르게 하고/ 하늘은 강물을 흐르게 하고/ 강물은 역사를 흐르게 하고/ 역사는 사람을 흐르게 하고/ 사람은 바람을 흐르게 하고> 그렇게 흐르고 흐르다보면 우리도 모르는 새 의미를 두고 만나게 되는 것이 우리의 인연인 듯 하지요.

 오늘 소개해드릴 작품은 송수미 작가의 <나눌 수 있는 호흡>입니다. 작가는 그 낡은 옛것을 통해 공간과 시간에 대한 이야기를 꺼냅니다. 오래된 물건을 통해 본질적인 것을 탐구하고자 했고, 시간에서 비롯된 생명과 생성에 대한 의미를 되묻고 싶었다고 합니다.

 특히 실크스크린으로 중첩된, 마치 초점이 흐려진 이미지들이 중첩되면서 아련한 복고적 향수와 그리움이 물씬 베어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보편적인 정서를 떠올릴 수 있는 밥그릇과 같은 친숙한 오브제들을 믹스매치하여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삶의 흔적을 되돌아보는 기회를 주는 동시에, 과거를 살아온 시간과 현재, 그리고 미래를 기억하고자 하는 모든 세대들과 함께 나누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아냈죠.

 보이는 것 너머로 작가의 내면에 깊숙히 들어간 이야기를 꺼냅니다. “나는 오늘도 어김없이 내가 생각하고 느끼는 많은 감정들을 화면 위에 옮겨 놓는다. 그것은 사람의 인연, 자연의 인연 등 나의 삶에서 비롯된 많은 인연의 이야기다”라고 작품을 통해 작가는 우리와 함께 그 긴 호흡을 나누고자 합니다.

 인연은 그렇게 서로 다른 시공간을 통해 살아가던 서로가 만나는 새로운 호흡을 만들어 냅니다. 여러분은 오늘도 어떠한 일들을 통해 인연을 만들어 가고 있나요? 작품 속 오래된 유기밥그릇이, 또는 사기밥그릇이 나의 어린 시절과의 인연을 이어주는 그런 따뜻한 풍경을 만나기를 기원합니다.

   

 / 글 = 채지영 교동미술관 학예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