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못 속에는 알록달록한 금붕어, 잉어들이 많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선생님, 저 금붕어 뒤에 작은 금붕어 두 마리가 따라다녀요.”
“정말이네? 졸졸 따라다니는 것이 꼭 엄마와 자식들 같구나.”
“어! 선생님~ 소금쟁이가 있어요. 소금쟁이는 어떻게 물에 붕 떠서 다녀요?”
아이들마다 제각각 떠오르는 생각들을 말하느라 바쁘다.
“자~ 머릿속에 여러 생각들이 떠오르지요? 친구들 생각이 달아나기 전에 바로 교실에 가서 동시쓰기를 해볼까요?”
아이들과 함께 교실로 들어와 종이를 나누어주었다. 아이들은 각자 자신이 느낀 대로, 떠오르는 생각들로 동시를 지어본다.
4학년 아이가 쓴 글이다. 제목은 ‘연못’이다.
파란 물 속에/ 물고기들이 많다// 헤엄치고 있는 물고기마다/재미있어 보인다// 이리 저리 꼬물꼬물/ 헤엄치는 물고기가/ 언젠가는 먼 시내로 가면 좋겠다//
아마도 이 아이는 연못 안에서만 헤엄치고 사는 물고기가 재미있어 보이기는 해도 한 편으로는 답답해보였거나 스스로 나갈 수 없는 물고기가 안타까웠던 것 같다.
이번에는 같은 연못을 본 후 6학년 아이가 쓴 동시이다. 제목은 ‘학교 안의 연못’
학교 안의 연못/ 친구들과 함께 구경한다// 나뭇잎 하나 뜯어/ 나뭇잎배 만든다// 친구도 옆에서 똑같이 만든다// 이렇게 만들어진 나뭇잎배 1,2호/ 물고기, 거미, 소금쟁이/ 모두 나뭇잎배의 손님//
같은 연못을 보면서 친구와 함께 나뭇잎배를 만들어 물고기도 태우고 거미랑 소금쟁이도 태워보고 싶은 재미있는 생각을 잘 적었다.
실제로 이 글을 쓴 아이는 연못을 들여다보는 그리 길지 않는 시간동안에 친구와 함께 나뭇잎배를 만들어 띄워보며 즐거워하고 있었다..
같은 주제이지만 많이 다르다. 아이마다 생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같은 연못을 보며서 두 아이는 다른 생각을 한 것이고 그 생각을 바로 잘 적어내려갔다.
글쓰기는 누구라도 어려워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직접 자신이 생생하게 경험한 내용에 대한 생각을 쓰기는 좀 쉽다.
또 주로 짧은 글을 쓰면 된다고 생각해서인지 대부분의 아이들이 긴 글쓰기보다는 동시쓰기를 좋아하는 편이다.
동시로 자신의 생각을 잘 표현하고 글쓰기의 재미를 느낀 아이들은 어느 순간 긴 글을 쓰는 일에도 큰 부담없이 써내려갈 것이다.
이길남 격포초 교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