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사 부부의 전원 꿈을 실은 ‘행복농장’
석사 부부의 전원 꿈을 실은 ‘행복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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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5.30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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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일세. 둘 다 얼굴이 많이 탔네!” 타이저우(泰州)에서 근무하는 대학 동기는 손님들을 모시고 와서 난퉁(南通)의 행복한 전원생태농장을 견학하면서 차오룽(曺榮)과 쑨춘메이(孫春梅)를 보고 반갑게 인사했다.

 농장은 난퉁시 퉁저우구 둥서진에 위치하며 면적은 약 200무(畝: 1무는 202평에 해당함), ‘농장주’는 바로 차오룽과 쑨춘메이 부부이다. 겉으로 봐서는 현지 농민과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사실 그들은 석사학위를 갖고 있는 젊은 부부로 10년 전만 해도 난징의 모 국유기업에서 일하던 화이트칼라였다.

 요즘 젊은이들은 도시로 진출하지 못해서 안달인데 그들은 왜 거꾸로 농촌을 선택하였을까? “전원생활을 계속 꿈꿔 왔습니다. 농촌에서 꼭 성공하고 싶었습니다.” 차오룽이 말했다. 그는 사직서를 먼저 제출하고 퉁저우 고향으로 내려와 닭을 길렀다. 부인도 곧 그 뒤를 따라 사표를 내고 네살배기 딸을 데리고 내려왔다.

 가지, 풋고추, 루꼴라, 토마토, 참외……온갖 채소들이 한 고랑씩 가지런히 자라고 있었는데 한때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던 QQ농장을 방불케 하였다. “2011년에 농장을 건설할 때 QQ농장을 모델로 삼았습니다. 덕분에 지명도를 빨리 얻게 되었습니다.” 쑨춘메이는 오이 하나를 따서 건네면서 유기농이니 맛보라고 하였다.

 유기농은 행복농장과 다른 농장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2013년 환경보호부의 표본조사에 의하면 중국의 경작지 면적은 세계의 9%에 불과했지만 화학비료와 농약의 사용량은 오히려 세계의 35%와 2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차오룽이 말했다. “저희는 어렸을 때 온갖 벌레와 개구리 울음소리를 듣고 개똥벌레를 보면서 자랐지만 지금은 화학비료와 농약을 너무 많이 사용해서 지렁이조차 구경하기 힘듭니다. 저희가 유기농을 고집하는 것도 땅을 좀 쉬게 하고 사람들에게 건강한 식품을 제공하기 위해서입니다.”

 화학비료와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은 듣기에는 쉬워 보이지만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쑨춘메이는 농장의 자주색 꽃바다를 가리키며 이 60무에 달하는 자운영은 파종에서 개화에 이르기까지 7개월이 걸린다고 하였다. 하지만 오직 친환경 비료로 사용하기 위해 기를 뿐이라고 하였다. 그밖에 비료 주고 제초하며 살충하는 데도 시간이 많이 걸린다.

 “처음에는 좋은 물건을 심었으니 잘 팔릴 줄 알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차오룽은 첫 해에 유기농 옥수수 10무를 심었는데 팔리지 않았다고 하였다. “가격이 너무 비쌌기 때문입니다. 일반 채소는 한 근에 1, 2위안 정도지만 유기농 채소는 보통 10위안 정도 합니다. 그냥 봐서는 유기농인지 구분도 안 가니 사람들이 살 수가 있겠어요?”

 차오룽 부부는 좌절을 겪은 후 재배 구조를 바꿔 채소를 종류별로 1, 2무만 재배함으로써 시장의 리스크를 줄였다. 동시에 유기농 이념을 적극 홍보하고 유기농 인증을 신청하는 한편 온라인 판매경로를 확장하여 다수의 ‘단골 고객’을 확보하게 되었다. 차오룽은 작년에 8만 근이 넘은 유기농 채소를 재배해서 최초로 흑자를 기록하였다고 하면서 회원도 200명에 달한다고 하였다.

 재배구조를 바꾼 이상 굳이 유기농을 고집할 이유가 있는가? “유기농은 저희의 초심입니다. 요즘 말로 하면 애착이라고 할까요, 영원히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차오룽은 작년에 농업부 국제교류센터 중?독 청년농업 실용인재 건설프로젝트 수강생으로 선발되어 독일에서 3개월간 견학하면서 유기농의 신념을 더욱 굳히게 되었다고 하였다. 그를 더욱 기쁘게 만든 것은 행복농장이 아이들의 ‘백초원(百草園)’이 되고 또 그들의 마음에 유기농의 이념을 심어준 사실이다.

 “난징에서 계속 살았더라도 아마 집 있고 차 있는 풍족한 생활을 살았을 겁니다.” 쑨춘메이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하지만 그녀는 이렇게 말하였다. “그러나 지금처럼 행복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전원은 치열한 도시 경쟁에서 벗어나는 대피소가 아니라 꿈을 키우는 커다란 무대입니다. 이곳에서 착실하게 안전한 식품을 재배하면서 저희는 안심과 행복을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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