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학협력단 직원은 대학직원이 아닌가
산학협력단 직원은 대학직원이 아닌가
  • 임근상
  • 승인 2018.05.23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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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대가 대부분 영역에서 거점 국립대 가운데 최상위로 평가받고 있으나 그렇지 못한 영역이 있다. 바로 졸업생 취업률이다. 도민이 다 아는 얘기다. 우수한 전북대 졸업생들이 일자리를 찾아 고향을 등지는 것은 바로 지역 산업 기반이 취약한 데 따른 것이다. 졸업생 취업률 제고는 지난 수십 년 대학뿐 아니라 지역 사회 전체의 핵심 과제였다. 새만금 사업과 국가식품클러스터, 연구개발특구 조성이나 탄소밸리-농생명산업 육성은 다름 아닌 일자리를 만들려는 프로젝트다.

 산업을 일으키고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대학마다 조직한 게 산학협력단이다. 산학협력단은 대학이 이뤄낸 연구개발 성과들을 지역 사회와 나누는 가교 조직이다. 산업에 유용한 연구개발 및 창업 아이템들을 발굴하고, 중소기업 애로 기술을 지원하면서, 지역 발전의 성장 동력을 키운다. 물론 졸업생들을 더 많이 취업시키는 것도 핵심 목표다. 전북대에서도 산학협력단 직원 50여명이 대학의 아이디어맨이 되고 손발이 돼 부단히 현장을 누빈다.

 이처럼 대학 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산학협력단의 위상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올가을 전북대 총장 직선을 앞두고서다. 교수와 직원에 이어 학생도 투표에 참여케 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산학협력단 직원은 아예 직원에서 배제돼 있다. 산학협력단 직원은 4년 전 총장 간접선거에도 참여하지 못했다. 대학 기구인 산학협력처 구성원으로 산학연 협력, 교육연구, 그리고 관련 교섭 등을 담당하지만 단지 운영 회계가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전북대 예산은 대학과 산학협력단, 발전지원단 등 3개 회계로 나뉘어 운영되고 있다. 법과 학칙, 사무분장에 따라 산학협력단은 산단 회계로 운영된다. 직원 급여도 산단 회계에서 지출된다. 물론 기간제나 무기계약 직원이 아니고 60세까지 정년이 보장된 당당한 대학 정규 행정 직원이다. 산학협력단장은 총장이 임명한 산학연구처장이고, 부단장은 산학연구부처장이다. 산단의 업무는 총장의 지휘와 결재를 받는다.

 산학협력단 직원은 대학 본부 직원으로 당직도 함께 서고 직장 교육도 함께 받는다. 국정감사 때도 밤을 새워 자료를 준비하고 식목행사에도 재난대비 훈련에도 예술대 시험감독으로도 함께 참여한다. 대학발전기금을 보태는 일에도 빠지지 않는다. 교무처·학생취업지원처·사무국은 물론 올해 정규직원으로 전환된 청소용역 담당자 85명과도 대등한 지위를 인정받아 책무를 다하는 대학 동료 직원이다.

 이번 주말까지 전북대 교수회는 학생 및 조교, 산학협력단 직원들의 총장 직선 참여를 놓고 교수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 교직원-학생 투표 참여는 작년 이후 부활한 국립대 총장 직선에서 이미 대세가 됐다. 산학협력단 직원 대부분은 10년 이상 땀흘려 일해온 본부 직원이다. 월급 주는 회계가 다르다고 투표권을 주지 않는다면 이는 또 하나의 부조리가 될 것이다.

 투표 결과에서 직원 반영 비율이 몇 %일까에도 다툼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동등한 대학 본부 직원임에서 투표권 자체를 주지 않는다면 이는 양보할 수 없는 문제다. 산학협력단 직원이 대학 구성원으로 그 지위를 인정받고, 대학의 주요 정책 결정에도 발언할 수 있느냐는 것은 자존감과 사기의 문제만은 아니다. 의무만 있고 권리는 없다면 노예나 다를 바 없다. 산학협력단 존립의 문제다.

 전북대가 경쟁 상대인 부산대나 경북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떨어지는 분야가 평판도다. 이는 취약한 도세(道勢)가 가장 큰 원인이랄 수 있다. 전북대가 국내 10위권 대학이 된 것은 구성원들이 한마음 돼 땀 흘렸기 때문이다 지난 10여년 과감한 개혁으로 평판 역시 좋아지고 있다. 전북대 행정의 개방성과 민주성은 대학 평판도를 더욱 높일 것이다. 전북대는 슬로건 대로 성장을 넘어 성숙해야 한다. 한때 전북대 산학협력단에서 동료로 함께 일했기에 하는 주장만은 아니다.

 임근상<전 전북대 산학협력단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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