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공유, 공존 시대의 스마트 캠퍼스
공감, 공유, 공존 시대의 스마트 캠퍼스
  • 김동원
  • 승인 2018.05.03 1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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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마다 1월 초에는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세계 최대의 전자쇼인 ‘국제소비자 가전전시회(CES)’가 열린다. 올해에는 4,000여개의 부스가 개설되었는데, 한국에서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200여 기업과 연구소가 참여하였다. CES는 가전 전시회라기보다는 자동차, 로봇, 드론 등, 매년 최신 제품이 선보이는 첨단 기술전시회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의 ‘스마트 홈’에 이어, 올해 CES의 주제는 ‘스마트시티’였다.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로봇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첨단 기술을 융합하고 확장시킨 행사로 기획되었다.

 스마트시티는 흔히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통해 도시의 모든 인프라가 연결되는 세상을 가리킨다. 에너지, 교통, 환경, 상하수도, 행정, 의료, 교육 분야 등과 관련한 시설과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데에 중점을 두고 있다. 예를 들면, 스페인의 바르셀로나시는 주차 공간에 차량감지 센서를 설치하고, 이를 주변에 설치한 스마트 가로등과 무선으로 연결했다. 자동차가 주차하면 가로등이 데이터 센터에 ‘주차중’이라는 정보를 전달하여 실시간으로 공유되도록 하는 것이다. 국제도시 송도는 U-시티의 구축을 추진하고 있는 바, 관제센터를 통해 교통, 방범, 방재, 환경, 시설물 등의 상황을 파악해, 신고가 있기 전에 관제센터가 능동적인 대처하도록 하고 있다.

 스마트하다는 것은 데이터와 정보가 개인과 부서, 부서와 부서 사이에 적시에 활발히 공유되는 것을 의미한다.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 속도가 빠르고 정확해지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스마트 시스템은 효율도 중요하지만, 사람의 의사 및 행동과 부합되도록 지능적인 연결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정보의 교환이나 공유에 있어서는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균형적이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점에서 대학의 스마트 캠퍼스 도입은, 투입-산출 방식의 일방적인 캠퍼스 운영 및 관리에서 스마트 네트워크를 통한 다양한 계층 및 조직 간의 상호작용 시스템 운영으로 그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대학에서 스마트 통신 네트워크의 도입은, 먼저 학생 교육과정의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어야 한다. 교수가 강의하고 시험을 보는 일방적 교육에서, 교수-학생-(이웃) 간의 상호작용을 통하여 창의적 해결 대안을 도출하는 쌍방향, 다방향 학습으로의 변화가 필요하다. 따라서 대학의 역할은 스마트 플랫폼의 제공자로 변해야 한다. 대학은 개방과 공유 기반의 스마트 서비스 인프라를 구축해 주고, 이를 기반으로 교수와 학생은 개방적인 네트워크를 통하여 현실의 문제를 발굴하고, 창의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게 된다. 또한, 각종 교육 및 연구용 앱은 교수와 학생이 주도적으로 만들고, 각자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된다. 연구실의 방대한 연구결과도 공유되고, 다양한 형태의 연계와 결합을 통해 공동연구와 융합 신기술의 발전도 가속화 된다.

 한편, 스마트 네트워크의 도입으로 대학 사회는 더욱 효과적인 분권체제를 운영할 수 있다. 대학 본부와, 단과대학, 교수회, 직원회 및 학생회 등은 더욱 긴밀하고 신속한 협력과 정보 교환을 가능하게 하여, 대학 거버넌스의 구축을 가능하게 한다. 아울러 대학 단위의 다양한 교육 및 연구 조직을 육성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학부(과) 수준에서도 더욱 특성이 강한 교육과 연구의 다양성을 확보하게 된다. 졸업생, 학부모, 산업계와의 멘토-멘티 연결 고리가 광범위하게 형성되면 세대와 영역을 융합하는 새로운 협력 모델 개발도 가능해진다. 또한, 스마트 캠퍼스는 스마트시티 네트워크의 일부가 되어, 지역과 대학의 상생협력을 추구하게 된다. 교육과 연구의 전 분야에 걸쳐 공감과 공유, 공존의 가치를 바탕으로 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출현가능하며,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는 초기 시장의 테스트 베드 역할도 활성화된다.

 한국대학신문이 지난 2016년 10월에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학생들이 대학에서 최우선으로 개선되어야 할 사항으로는 강의의 질(36%), 장학혜택(16%), 학생 서비스(14%)가 제시되었고, 대학 진학이유 중 가장 큰 것은 취업(36%)이었다. 한편, 교수 신문이 실시한 ‘2018 교수인식도 조사’에 따르면, 교수들은 연구업적 부담과 과도한 행정업무로 강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따라서 스마트 캠퍼스 플랫폼은 학생과 교수들이 가장 원하는 영역에 최우선의 가치를 두고 개발되어야 한다. 5G 기반의 유·무선 랜과 보안 시스템 등의 하드웨어 플랫폼 바탕 위에, 교육, 연구, 학사정보, 취업 및 창업, 시설, 환경, 행정서비스 등의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 구현되어야 한다. 아울러, 소통과 공감, 공유와 공존 등의 시대적 요구를 반영한 사회적 가치 플랫폼을 지향해야 한다.

 바야흐로 4차 산업혁명이 우리생활의 모든 영역을 변화시키는 전환기의 시대이다. 이에 대응하여 대학도 기존의 건물과 설비 중심의 하드웨어 성장에서, 소프트웨어 기반의 스마트 학사 및 행정 시스템의 구축과 운영으로 변하고 있다. 스마트 캠퍼스 환경 도입을 계기로, 대학은 학사 조직 간, 계층 간의 벽을 허물고, 다문화 집단 간의 문화적 간격을 좁히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물론 초기투자 비용과 유지보수 비용의 절약은 초기 스마트 캠퍼스 구축의 중요한 가늠자가 될 것이다. 유능하고 경험 많은 리더십과 더불어, 전문가들의 토론과 안목이 필요한 시점이다. 변화의 시기에는 바르고 빠르게 적응하는 것이 지속가능한 미래를 담보하는 것이다.

 김동원<전북대학교 공과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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