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의원 “남북정상회담 ‘제2의 몰타선언’ 만들어야”
정동영 의원 “남북정상회담 ‘제2의 몰타선언’ 만들어야”
  • 전형남 기자
  • 승인 2018.04.27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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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 대표적 남북문제 전문가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은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 만나는 순간 숨을 멈췄다.

남북한 휴전협정이 있던 1953년 태어난 정 의원 입장에서 반세기가 넘는 65년 동안 한민족의 가슴을 아프게 했던 휴전협정이 평화협정으로 바뀔 수 있는 찰나의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또 남북평화의 상징이었던 개성공단을 연 주인공으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역사적 만남을 숨죽여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남북간 평화에 대한 정 의원은 간절함은 단순한 기대가 신앙과도 같다.

문 대통령과 당을 달리하면서도 남북문제에 있어서만은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그동안 경험과 전문가로서 문 대통령에게 많은 조언을 했다.

 특히 정 의원은 남북정상회담 기간동안 여야 정쟁의 종식을 선언해 정치권을 깜짝 놀라게 했다.

정 의원은 2004년 6월부터 2005년 12월까지 제31대 통일부 장관 재임시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방북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독대했다. 2005년 6월 3박4일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한 정 전 장관은 김정일 위원장과 150분간의 독대 시간을 포함해 총 4시간50분 동안 자리를 함께했다. 그가 현역 정치인 중 북한을 잘 아는 대표적 인사로 꼽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정 의원은 27일 본보와 전화 통화에서 남북정상회담을 ‘제2의 몰타선언’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1989년 지중해 몰타해역에서 부시 미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만나 냉전을 종식시킨 바로 그 선언이다. 정 의원은 “4.27 남북정상회담 이후 북미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문제에 일정한 성과를 거둔다면 8월에 2차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2007년 10.4 합의에서 합의한 24개 경제협력사업 추진을 논의하는 등 남북 경제협력으로 이어지게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어떤 조언을 했나.

▲8월15일에 정상회담을 한 번 더 해야 한다고 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평화와 안보가 주제다. 경제협력을 위한 회담이 있어야 한다. 결국 북한의 목표나 우리의 희망은 경제다. 정상회담서 합의문까지 나오면 좋다. 지금 임종석 비서실장의 브리핑을 보면 정상회담 정례화는 합의한 것 같다.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을 어떻게 전망하나. 성공할까.

▲잘 될 것이라고 본다. 북한의 목표가 핵에서 경제로 이동했다.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가 5년 전에 핵경제 병진노선을 선언했는데 이제 끝났다. 경제건설 총력집중노선을 새로 선언했다. 2500만 인민에 핵이 아니라 경제를 내건 것이다. 김정은은 정상회담을 무조건 성공시켜야 한다. 그러려면 핵을 내줘야하지 않나.

 -그렇다면 구체적인 북한의 목표는 무엇인가.

▲고도성장국가다. 베트남의 길을 가겠다는 얘기다. 1당 독재 체제는 유지하면서 고도성장을 이루겠다는게 김정은의 생각이다. 요즘 평양 유행가가 ‘단숨에’인데 시사하는 바가 있다. 김정은이 최근 가장 중시하는 게 과학기술국가다. ‘과교흥국(科敎興國)’은 등소평이 내걸었던 구호다. 김정은의 목표와 일치한다. 모든 유기체와 국가는 결국 생존과 번영을 바라는 것 아니겠는가.

-개성공단을 만든 주역이다.

▲ 통일부 장관을 할 때 만들어진 것이 개성공단, 9·19 공동성명이다. 개성공단은 남북 경제공동체로 가는 바퀴이고, 9·19 공동성명은 한반도 비핵화로 가는 바퀴였다. 그게 중단됐으니 참 안타깝다. 얼마 전 정의용·서훈 특사가 북한에 가서 얘기한 주제가 정상회담을 통한 남북관계의 정상화다. 남북관계가 정상화되면 개성공단도 정상화될 수 있을 것이다. 이게 북·미 정상회담까지 가면 비핵화 문턱을 넘어갈 수 있다고 본다.” 

 -개성공단은 어떻게 될까.

▲개성공단은 10.4합의에서 이미 2000만평을 약속했다. 관광역사지구, 골프장, 주택단지를 포함하는 건데 지금 쓰고 있는 건 30만평 수준이다. 이후에는 해주에 제2개성공단을 하기로 합의했었다. 합의를 다시 살려내는 8.15 정상회담이 필요하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인들은 철수 경험이 있다.

▲그들은 200% 가길 원한다. 돈 번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개성공단에서 독일의 히든챔피언같은 강소기업이 나왔다. 매출액 몇백억원하던 기업이 개성공단에 가서 1조원을 넘기도 했다.

 -평화시대의 경제협력 어떻게 될까.

▲문 대통령이 한반도 신경제지도를 만들었다. 서해안은 목포, 새만금, 개성, 신의주까지 해서 산업·물류·교통 벨트로 만든다. 중국의 대련, 천진, 청도, 상해, 심천과 이어진다. 황해경제권이 형성되는 것이다. 동해안은 부산, 원산, 나진선봉 그리고 블라디보스톡까지 연결된다. 에너지·자원벨트다. 마지막으로 DMZ, 임진각 평화·생태관광벨트다.

 -문 대통령에 당부할 점은.

▲천시와 지리는 갖췄다. 인화 즉 두 지도자의 화학적 결합이 중요하다. 김정은은 한반도가 지정학적 피해국에서 수혜국으로 나가야된다고 말한다. 김정은은 스위스에서 공부했다. 스위스는 독일, 프랑스 등 4대 강국에 둘러쌓인 빈국에서 부국으로 올라섰다. 이게 김정은의 큰 꿈이다. 그 부분을 파고들어야 한다. 천시가 맞고, 지리도 맞고, 두 지도자가 통하는 게 있으면 역사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전형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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