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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산고 숨통 끊으면 전북교육 정상화되나
김창곤 전북대 산학협력단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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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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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율형 사립고를 없애면 교육이 정상화될까. 사교육비가 줄고 고교 서열화가 사라지면서 입시병리들도 치유되는 걸까. 자사고를 도입한 건 김대중 정부였다. 조기 유학의 봇물이 터진 때였다. 수업시간 엎드려 자는 학생이 태반인 학교들도 있었다. 대통령 취임 후 3년 사이 교육부장관이 6명이나 바뀐 정부였다. ‘교실 붕괴’를 더는 방치할 수 없었다.

 전북교육청의 자사고 고사(枯死) 방침에 상산고가 망연자실했다. 자사고 입시에서 떨어진 도내 학생은 평준화지역 바깥의 정원 미달 고교에만 지원할 수 있다는 방침이다. 전주 익산 군산시내 일반고가 정원을 못 채워도 이곳 입학을 허용치 않겠다는 것이다. 이들 3시 일반고는 작년 입시에서 정원을 못 채웠고, 입학생은 계속 줄고 있다.

 상산고는 교사 76명 가운데 박사가 13명, 원어민 영어교사가 3명이다. 국내외 명사와 석학이 매월 특강을 연다. 3월엔 김영란 전 대법관이, 이달엔 김도연 포항공대 총장이 초빙됐다. 이 학교는 2학년까지 주 2시간씩 양서 읽기 수업을 한다. 수학과 과학 심화수업도 받을 수 있다. 음악과 철학은 2학년까지, 체육은 3학년까지 정규교과다. 남녀 졸업생 모두 태권도 유단자다. 물론, 대학입시에서도 괄목할 성적을 낸다. 올해는 서울대와 연고대-카이스트-포항공대에 182명, 의-치-한의예과에 190명 합격했다.

 이런 학교에 도내 학생을 보내지 말라는 게 교육청 주문이다. 전북과 달리, 서울과 7개 광역시, 충남, 전남은 자사고 불합격자를 평준화 일반고에 추가 배정키로 했다. 부산과 경북, 경남은 평준화 일반고에 정원 외로 2~3%까지 더 받는다. 정부의 자사고-일반고 입시 일원화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려 고심 끝에 내놓은 처방이다.

 인재 육성은 가장 중요한 미래 사업이다. 미국과 영국, 중국에서도 자녀를 명문 사립고에 보내며 연간 수천만원씩 투자한다. 상산고는 매년 교육예산 50억원쯤을 덜어주며 기업 유치와 혁신도시 활성화에 기여해왔다. 전국의 공부 잘하는 아이들이 전주를 제2 고향으로 삼았다. 그 부모들이 전북을 찾아 호감을 갖게 되면서 관광 활성화에도 도움을 줬다.

 ‘평등교육’의 폐해를 딛고, 수월하고 다양한 교육으로 인재를 기르자고 도입한 게 자사고였다. 상산고 홍성대 이사장은 자사고를 운영한 2003년 이후에만 사재 450억원을 쏟아부었다. 전교생의 90%가 넘는 1,022명을 수용하는 기숙사도 지었다. 학교 교정은 ‘전국 100대 조경’에 뽑혔다. 재단과 전 교직원의 15년 땀과 고통이 우뚝 솟는 학교를 만들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새 교육시책으로 사회 전체가 소용돌이치는 게 이 나라다. 어렵게 모은 내 돈을 들여 아이들을 더 잘 가르치겠다는 이사장과 학교에 문재인 정부는 ‘평등교육 파괴’의 죄목을 씌웠다. 훈장과 감사패를 줘야 할 이 학교에 전북은 한 술 더 떠 그 숨통마저 끊으려 하고 있다.

 질투는 인간 본능이다. 한국은 소득분배에서 중국은 물론 미국이나 영국보다 양호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 땅에 ‘헬조선’이란 구호가 메아리치는 것은 본능적 사고가 대중을 휘어잡고 있기 때문이다. 본능적 사고가 사회를 지배할 때 이 나라는 70억인의 세계로 나갈 수 없다. 리더는 본능을 뛰어넘어 냉정하고 치밀해야 한다. 도덕과 이상만으로 좋은 사회를 만들 수 없다는 게 500년 전 마키아벨리의 훈계다.

 자사고 외고 등을 ‘귀족학교’라며 비난해온 세력의 중심엔 ‘내로남불’ 인사가 적지 않다. 조국 민정수석, 조희연 서울교육감, 장휘국 광주교육감, 장만채 전남교육감, 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장 등은 자신들의 자녀가 졸업한 귀족학교에 다른 아이들이 진학하는 기회를 뺏으려 하고 있다.

 창의력은 지식과 상상력, 공감능력의 산물이다. 평준화는 평둔화(平鈍化)로 조롱 받아왔다. 수월성을 버리는 ‘공장식 교육’에 어떤 희망을 걸까. 어렵게 뿌리 내려 열매를 맺는 자사고 나무를 베어낸 뒤 전북 교육을 어디로 끌고 가려는가.

 김창곤 <전북대 산학협력단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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찡찡이
구구절절 다맞는말씀입니다.
(2018-05-11 13:29:24)
찡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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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11 13:2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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