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나만의 밤, 밝은 꽃향기에 취하여라
어두운 나만의 밤, 밝은 꽃향기에 취하여라
  • 채지영
  • 승인 2018.04.05 16: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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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영 作 만개 (180X55(cm), 장지에 채색)
 벚꽃이 만개하여 이제는 꽃비를 내리는 날들의 연속입니다.

 삶의 덧없음과 아름다움, 순경 등의 꽃말을 가진 벚꽃은 낮에는 그 풍성함과 화려함을 자랑하다가 밤에게도 지기 싫어 하얗게 부서지듯이 피어 있어 낮에도 밤에도 눈부시게 아름답습니다.

 오늘 감상하실 작품은 벚꽃을 닮은 그윽한 향을 가진 매화가 그려진 이다영 작가의 <만개>입니다.

 작품 속 만개한 매화는 달이 뜨지 않은 어두운 밤에 힘 있게 뻗어있는 역동적인 붉은 가지를 따라 꽃무리를 이루었습니다.

 작품 속 매화의 표정을 세밀하게 살펴보면 향기가 더해져서 눈부시게 느껴집니다.

 작가는 flowing-유동적인 혼돈의 시선으로 자연을 보고 느낄 때 시간의 연속성의 파장을 표현함으로써 보이는 것들과 보이지 않는 것들의 관계와 연결성을 자연에서 찾고자 했다고 합니다.

 바람을 타고 빗물에 휩쓸려 어느덧 나라는 자아를 만날 수 있을 거라는 상상을 했을까요?

 문인들이 즐겨 그렸던 사군자 중 매화는 이른 봄의 추위를 이기고 제일 먼저 꽃을 피워 아침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아침은 하루 중에 가장 분주하지만, 살아감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저는 오늘 한옥마을에서 남들보다 조금 이른 시간에 나만의 장소에서 매화향을 맡으며 하루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여러분에게도 매화향이 가득한 하루가 되시길 기대합니다.

 

/ 글 = 채지영 교동미술관 학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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