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당시로 돌아가 본다. 그때는 UN이 정한 ‘장애인의 해’로써 우리나라에 장애인복지를 눈뜨게 한 시기이다. 정부는 국가복지정책의 일환으로 1982년 서울장애인복지관을 설치했다. 이후 전국 광역시·도는 관내 1개소 이상 장애인복지관을 설치하도록 독려했다. 그러나 전북도는 마땅한 독지가가 나타나지 않아 몇 년의 세월을 흘러 보내야만 했다. 1986년 전북도는 정부로부터 교부 받은 장애인복지관 건축비를 반납해야 할 위기에 처했다. 이때 동암 양복규 대표가 나타났다. 현시가로 650억 원 가량 되는 6,540평을 기부했다. 전북도 당국은 가까스로 지역의 체면을 세울 수 있었다. 중앙정부가 선도하는 장애인복지관 설립을 우리 전북에도 세울 수 있게 돼 도민은 물론, 장애인들이 크게 환호했다.
수년 전 양복규 대표는 ‘산속에 버려버리라 했던 장애인, 동암 양복규’라는 책을 썼다. 책자의 제목처럼 그는 버림을 받을 만큼 신체장애가 컸다. 하지만 그가 극도의 고난을 극복하고 정상인도 할 수 없는 이런 과업을 성취해 냈다. 지금의 이 상황을 보면 기적이나 다름이 없다. 설립 당시 일부 사람들이 모함하거나 폄하를 할 때도 그의 의지는 흔들리지 않았다. 산속에 버려져야 할 그가 더 이상 뭐가 아깝고 아쉬울 게 있었을까. 그의 인간 존엄과 장애인에 대한 애정은 ‘동암정신’으로 재조명돼야 한다. 전북도는 범도민 차원에서 개관 30주년의 의미를 갖도록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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