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순영 비평선 ‘응시와 열림의 시 읽기’
현순영 비평선 ‘응시와 열림의 시 읽기’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8.03.21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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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당신(들)의 시를 언제라도 기꺼이 마음으로 읽을 것이니 너무 외로워하지 마시라고 얘기하고 싶다.”

 현순영 문학비평가의 이야기를 빌리자면, 비평가는 그렇다. 글을 쓰면서, 글을 매개로 누군가와 깊은 대화를 나누면서 우정을 쌓고, 어느덧 친구가 된다. 반드시 만나지 않아도, 얼굴을 맞대지 않아도, 글과 글, 결과 결을 통해 그들의 안부를 재차 묻곤 한다.

 지난 2013년에 서정시학에서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한 현순영 문학비평가가 등단 후 그동안 써왔던 글 중에서 시에 관한 것을 추려 담아 비평집을 냈다.

새 책 ‘응시와 열림의 시 읽기(서정시학·2만3,000원)’에는 시인들의 언어를 응시하며 혼신의 힘을 다해 써내려간 비평글이 가득하다.

 저자는 되도록 오랫동안 시인들의 언어를 응시하려고 했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으며, 그들의 질문을 오래도록 머금으려고 노력했다고 고백한다.

 이러한 방법은 이내 자기 자신을 성찰하게 만들었고, 비평가 자신에게 생각의 초점이 모아지는 계기가 됐다는 것. 시인이 자신과 타인의 세상을 응시하면서 시를 열어가듯, 비평가 역시도 시인의 언어를 응시하면서 자신의 비평적 글쓰기의 세계를 열어 보인 것이다.

 그렇게 다듬어진 글들은 총 4부로 묶여, 독자들이 시와 시평, 그 너머를 통해 삶의 맥락에 대해 더 깊은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저자는 머리말을 통해 “시인들의 삶과 어디쯤에서 어떻게 불화하고 또 화해하는지가 이 책의 글들을 쓰는 동안 계속 내 관심사가 되었다”면서 “나는 시인들의 감정 또는 생각의 결과 겹과 틈을 섬세하게 살피려 했으며 체험의 울림에 귀 기울이려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제 나를 가득 채웠던 ‘나’를 떠나보내고 내 안에 ‘우리’를 들이고 싶다”고 덧붙였다.

제주 출생으로 제주대 사범대학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1998년 이화여대에서 이태준 연구로 석사 학위를, 2012년 고려대에서 구인회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저서로 문학사연구서 ‘구인회의 안과 밖’이 있다. 현재 전주에 살며 문학사 및 소설 연구와 시 비평을 병행하고 있고, 전북대 등에 출강하고 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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