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기능 못하는 아동안전지킴이집
제 기능 못하는 아동안전지킴이집
  • 조아영 기자
  • 승인 2018.03.20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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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전주시내의 한 편의점 입구에 설치된 아동안전 지킴이 표지판이 적치물로 인해 가려져 있다./김얼 기자
 “이곳이 아동안전지킴이집이었나요?”

 위험에 처한 아동을 임시로 보호하는 ‘아동안전지킴이집’이 업주 등의 무관심으로 제 기능을 상실하고 있다.

 아동안전지킴이집을 알리는 간판과 홍보물을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설치하는 등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학교 인근 문구점·약국·편의점 등 대중들에게 익숙한 장소가 아동지킴이 장소로 지정돼 ‘파수꾼’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시민이 이를 인지 못해 반쪽짜리 파수꾼 역할을 한다는 비판도 제기 된다.

 20일 오전 11시 한옥마을 일대 한 아동안전지킴이집에 부착된 표지물은 업소 집기와 전등에 가려져 눈에 띄지 않았다. 일부 표지물은 색깔조차 바래져 흉물처럼 보이기도 했다.

 전주시 진북동 일대 또 다른 아동안전지킴이집은 입구를 들어설 때조차 표지물이 보이지 않았다.

 입구와 떨어진 건물 옆쪽에 표지물이 부착돼 있어 한눈에 띄지 않는 탓이다.

 이처럼 대부분 아동안전지킴이집 표지물은 아이들의 눈높이보다 높은 곳에 붙어 있거나 눈에 띄지 않는 구석 한켠에 부착돼 있는 실정이다.

 아동안전지킴이집은 20008년 발생한 ‘안양 어린이 유괴사건’ 이후 지역사회와 경찰이 함께 아동을 보호한다는 취지에서 운영 중이다.

 하지만 대중들에 대한 홍보와 교육도 부족해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는 시민도 드물었다.

 유치원생 아들을 둔 이모(44)씨는 “아동안전지킴이집이 어디 있는지 잘 모르겠다”며 “어린이집에서도 아동안전지킴이집에 대한 내용은 전해 들은 적이 없고 주변에서 본 적도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북청에 따르면 도내에는 총 871개소의 아동안전지킴이집이 있지만 눈에 띄지 않는 표지물 탓에 이 같은 시설을 모르는 경우가 다수였다.

 이에 대해 경찰은 뚜렷한 대책을 내놓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전북경찰청 관계자는 “아동안전지킴이들이 수시로 아동안전지킴이집 관리·점검을 통해 표지물 관리가 필요한 업소에 협조 요청을 하고 노후화된 표지물은 교체하고 있다”며 “그러나 아동안전지킴이집 지정 업소들은 아동보호운영에 대가 없이 자발적으로 봉사활동을 하시는 분들이기 때문에 시설물을 훼손해야 하는 표시물 설치에 대해 강제로 규정할 순 없다”고 답했다.

 이어 “아동안전지킴이집 선정 적정 여부를 재검토하는 등 부적격업소를 배제하고 현장간담회를 통해 대중들에게 널리 알리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도내 아동안전지킴이집을 통한 범죄예방·아동보호건수는 2016년 772명, 2017년 519명이다.

조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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