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선철학 안내서 ‘차와 선의 세계’
차선철학 안내서 ‘차와 선의 세계’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8.03.14 16:0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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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로부터 차(茶)와 관계를 갖는 사람들은 대부분 차도의 정신을 논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차선일미(茶禪一味) 사상이다.

 동서를 막론하고 오랫동안 인류와 함께 존재해온 차는 음료에 그치지 않고 문화와 정신까지 함께하는 동반자로 불려왔다.

 특히 불교에서 선(禪)의 정신과 결합해 차를 마시는 것과 선을 하는 것을 동일한 차원에서 간주함으로써 마침내 차선일미사상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정순일 원광대 원불교학과 교수가 ‘차와 선의 세계(골든북스·2만2,000원)’를 세상에 내놓았다.

 책의 내용은 원래 강연을 위해 준비된 것이었지만, 내용상의 균형을 위해 학술논문도 적절하게 편집해두고 있다.

 전체적인 흐름은 차와 선이라는 두 가지 범주를 과히 넘어서지 않고 있으며, 하나의 주제를 맥락에 따라 짧게 잘라 편집해 가독성을 높이고 있다.

 저자의 차 생활은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의 은사인 진산 한기두(1935~2016) 교수를 만나기 위해 연구실에 갈 때 마다 조그만 사기차관에 찻잎을 넣어 우려주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었던 것이 차와 인연이 된 계기였던 것이다.

 그의 차에 대한 관심이 커진 계기는 2000년대에 원광대학교 대학원에 예다학과가 개설되면서 부터였다. 그동안 공부해온 분야는 불교학이었는데, 차와 관련한 강의를 해야하는 입장에 서게 됐고, 차에 관한 연구를 자연스럽게 수행하게 됐다.

 그 당시부터 현재까지 학생들에게 전해오고 있는 선불교와 차도의 사상에 관한 내용이 책의 페이지마다 고스란히 자리하고 있다. 독자들은 차와 선에 얽힌 정신세계를 수월하면서도 심도 있게 이해할 수 있을 터다.

 원광대 원불교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불교학과에서 철학박사를 취득했다. 도쿄대학 인도철학과에서 박사 후 연구원으로 있었으며, 원광대 교학대학 학장과 동양학대학원 원장을 역임하고 현재는 경전을 번역하는 정역원장으로 있다. 주요 저서로 ‘화엄성기사상사’, ‘인도불교사’, ‘성리와 성리선’ 등의 저서가 있다. 원불교, 불교, 차와 관련한 여러 논문들을 썼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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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 2018-03-16 21:54:58
전공자가 아니면 힘들수도 있지만, 소재목으로 분류되어있어서 곁에 두고 찬찬히 읽으면 불교와 차, 선에 대한 이해와 지평이 넓어질 소중한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