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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은 우리 농산물 홍보관이었다”
소성모 농협중앙회 상호금융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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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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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8 서울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우리나라에서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이 17일 동안 성화를 모두 태우고 지난 25일에 끝났다. 비록 정치적인 이슈를 낳았지만, 역대 최대 참가 규모였던 것과 함께 우리나라가 우수한 성적을 거둔 것으로 유종의 미를 거두지 않았나 싶다. 또한 비인기 종목이 다수인 동계스포츠에서 묵묵히 피땀 흘려 운동한 선수들이 우리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주면서 많은 주목을 받아 앞으로의 발전이 크게 기대되는 점도 커다란 성과가 아닐 수 없다.

 근대올림픽은 프랑스의 쿠베르탱(Coubertein, P.) 남작의 노력으로 고대 그리스의 제전경기(祭典競技)인 올림피아제를 기원으로 하여 스포츠를 통한 세계평화를 위해 1896년 그리스 아테네에서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하계대회만을 실시하여 오다가 1924년에 프랑스 샤모니에서 첫 동계대회가 개최되었고, 세계대전으로 인해 3번 중단된 적도 있지만, 세계인의 축제로서 자리잡아 지금에 이르고 있다.

 올림피아제는 고대 그리스인들의 제일신인 제우스(Zeus)에게 바치는 일종의 종교행사에서 비롯되어 종교·예술·군사훈련 등이 어울려진 헬레니즘 문화의 화려하고 찬란한 결정체였다. 각 도시국가의 시민들이 4년마다 한번씩 올림피아에 모여 신전에 참배하며 제례를 지냈는데, 달리기, 권투, 레슬링 등의 각종 운동 경기들이 함께 열렸고, 이 기간은 전쟁도 중지되었다. 경기에 참가하는 선수들은 올리브유를 널리 사용하였는데, 몸에 올리브유를 발라 부상을 방지하고 몸을 보호하는 데 활용하였다. 또한, 우승자에게는 상금과 함께 올리브 가지로 만든 관이 씌어주고 매우 큰 명예와 특권도 줬다고 한다.

 사실, 그리스에서 올리브는 매우 신성한 식물로 대접받았을 뿐만 아니라 지중해 유역에서 요리에 많이 쓰이고 있으며, 이들의 음식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이 지역에서 올리브는 중요한 농산물로서 매우 큰 농업적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이러한 가치가 제전인 올림픽에도 그대로 반영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러한 문화가 서구에만 존재한다고 할 수 없다. 과거 한반도에는 고구려의 동맹(東盟), 부여의 영고(迎鼓)와 같은 제천의식이 존재하여 왔다. 이 제천의식은 힘든 농사일 속에서 형성된 풍속으로 일종의 추수감사제이다. 농사짓는 일이 하늘에 달렸다고 여겼기 때문에 하늘에 감사드리고 아울러 다음해의 풍년을 기원한 제천의식은 오늘날 단오와 추석으로 계승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행사에는 항상 씨름, 격구 등의 운동 경기들이 참석자들의 흥을 돋우는 주요한 역할을 하여 왔다.

 서양의 레슬링과 가장 유사한 우리 고유의 ‘씨름’을 예로 들어보자. 이와 관련된 가장 오래된 유물자료로써 고구려 고분인 ‘각저총(角抵塚) 주실동벽벽화(主室東壁壁畵)’를 들 수 있는데, 여기에는 여러 마리의 새가 있는 나무 아래 백발노인과 씨름하고 있는 장사(壯士)들이 그려져 있다. 이는 하늘의 전령인 새와 신성한 나무, 신령을 각각 상징하는 것으로 씨름이 제천의식의 한 형태로서 농경의례와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조선시대의 세시풍속집인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는 “청년들이 남산의 왜장과 북악의 신무문 뒤에서 씨름(角力)을 하며 승부를 겨룬다.”, “단오날이 되면 많은 무리가 직지사에 모여 씨름(角力)을 한다.”라고 기록되어 있어, 농경사회였던 우리 선조들의 삶에 운동 경기(스포츠)가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였음을 쉽게 알 수 있다.

 드론과 같은 각종 첨단기기와 통신설비가 동원되는 현대의 올림픽에서 과거와 같은 농업적 요소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시선을 조금만 다른 각도로 돌려보면 어떨까?

 이번 평창올림픽 기간에 전세계에서 온 선수들을 위해 요리사들이 4교대로 일하면서 400가지가 넘는 메뉴를 24시간 제공했는데, 그중에서 김밥, 비빔밥, 잡채와 같은 한식을 외국 선수들이 매우 좋아하였다고 한다. 특히, 치킨 같은 경우는 선수들뿐만 아니라 각국의 취재원들에 의해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그런데 올림픽 내내 제공된 주요 식재료가 모두 국산 농축산물로 공급되었다는 사실은 많이 알려지지 않다. 이는 우리 농축산물이 아시아부터 오세아니아까지 세계 각국에서 온 다양한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는 것으로, 우리 농업이 이미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을 올림픽을 통해 증명했다고 할 수 있다.

 이번 평창올림픽의 공식 슬로건이었던 ‘하나된 열정(Passion Connected)’처럼 도시와 농촌이 하나되어 우리 농업을 살리고자 노력한다면, 비인기 종목의 스포츠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묵묵히 피땀 흘려 일하는 우리 농민들에게 ‘농사짓는 긍지’라는 금메달을 안겨 줄 수 있는 날이 멀지만은 않을 것이다.

 소성모<농협중앙회 상호금융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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