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올림픽’ 여세를 ‘평화 전국체전’으로 이어보자
‘평화 올림픽’ 여세를 ‘평화 전국체전’으로 이어보자
  • 김중석
  • 승인 2018.01.31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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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평창동계올림픽이 북한 선수단 참여를 놓고 국가 최대 관심사가 되는 것을 보면서 지난 1년간 전국체전을 준비한 사람으로서 부러움을 느낀다. 2000년도 까지만 해도 전국체육대회 개최만으로도 국민적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지만, 지방이 쇠퇴하고 생활체육이 활성화되는 등의 복합적인 요인으로 지방에서 개최하는 전국체전의 인지도가 크게 떨어진 게 사실이다.

  필자는 언론에서 연일 보도되고 있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보면서 이런 여세가 10월 전라북도 익산을 주무대로 14개 시·군에서 개최되는 전국체육대회까지 이어지기를 기원해 본다.

  만약이지만 북한의 1개 시·도라도 전라북도에서 개최하는 ‘99회 전국체육대회’에 참가한다면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훨씬 뛰어넘어 세계의 시선이 전라북도로 모아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한다.

 우리 전라북도는 북한이 전국체육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명분과 환경을 잘 갖추고 있다.

 첫째, 고구려의 영토였던 북한과 백제의 영토였던 전라북도는 형제의 인연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역사를 살펴보면 백제와 고구려는 나라의 시작을 같이 하였다. 백제의 건국 시조인 온조와 비류는 고구려의 시조 동명왕의 아들이고, 국모인 소서노는 동명왕의 둘째 부인이며 백제에서는 동명왕묘을 만들어 놓고 수시로 제사를 지낸 기록이 있다.

  처음에는 두 나라 사이 낙랑과 대방과 같은 세력이 끼어 있어서 건국초기에는 직접적 만남이 드물었으나, 4세기 중반 이후로 직접 국경을 맞대면서 잦은 전쟁도 치르며 경쟁관계에 있기도 했었다. 그러나 7세기 당나라 외세에 맞서 나라를 지키고자 할 때는 견고하지 않았지만, 동맹관계를 맺기도 하는 등 양국 간 빈번한 왕래가 있었다. 이와 같이 고구려의 후손인 북한과 도읍지였던 평양, 백제의 후손인 전라북도와 도읍지였던 익산은 역사적으로 형제의 인연이 있다.

 둘째, 전국체육대회 100회를 앞두고 분산되었던 전국체육대회를 다시 통합하는 의미를 갖고 있다. 1934년 조선체육회 창립 15주년을 맞이하여 개최된 전조선종합경기대회부터 경기종목을 야구 단일종목에서 축구·테니스·육상·농구로 확대하였다. 이번 전국체육대회에 북한의 1개 시·도라도 참가하여 위 5개 종목 경기를 함께 한다면 명실상부한 평화 체전의 초석이 되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 유명한 스포츠외교 시초도 별것이 아니다. 1971. 4. 6. 일본 나고야에서 제31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가 끝나고 중국은 그 대회에 참석한 미국 탁구선수 15명과 기자 4명을 같은 해 4월 10일부터 17일까지 베이징으로 초청해 친선경기를 가졌는데, 이것이 핑퐁외교다. 이 일로 7월 헨리 키신저 미국 국가안보담당 특별보좌관의 중국 방문, 1972년 2월 닉슨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 후 가진 ‘상하이 공동성명’, 1979년 미국과 중국의 수교까지 이끌어 낼 수 있었다. 이와 같이 스포츠 경기는 화해의 마력을 갖고 있다.

  셋째, 전라북도는 2017. 10. 26. ‘북한 ITF 태권도 시범단’이 전북도청 강당에서 공연을 가진 바 있다. ‘2017 무주 WTF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 참석한 ‘북한 ITF 태권도 시범단’은 무주태권도원에서 시범공연을 갖고, 도 초청으로 도청 강당에서도 시범공연을 가졌다. 시범공연과 전국체전을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이 일은 우리 전라북도의 소중한 경험이자 강점이라고 본다.

  중앙정부가 나서고 대한체육회가 전향적으로 추진한다면 못할 것도 없다. 원래 함께 운동 경기를 즐겨왔고 경험도 갖고 있다. 통일 독일을 보더라도 동·서독의 잦은 스포츠 교류가 독일 통일의 밑거름이 된 것은 익히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 올림픽이나 세계대회에 공동입장, 공동팀 구성을 뛰어 넘어 분단 이전 전국체육대회로 돌아가 화해시대로 평화통일의 물꼬를 트는 일을 해보자. 그럼 전라북도가 평화의 성지가 되는데 한 걸음 앞서가지 않을까. 제안해 본다.

 김중석<전라북도 체전운영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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