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의 도전과 기업가정신
정현의 도전과 기업가정신
  • 임중식
  • 승인 2018.01.30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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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주, 20대 초반에 불과한 대한민국의 한 청년이 국내는 물론 전세계의 테니스계를 들썩였다. 바로 정현 선수가 호주오픈 남자 단식에서 4강에 오른 것이다. 한국 테니스선수가 메이저대회 4강에 오른 것은 역사상 최초이다. 정현의 세계 정상을 향한 위대한 도전은 비록 ‘테니스황제’ 로저 페더러 앞에서 멈춰 섰지만 국민들은 격려의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정현의 이러한 결실은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다. 이는 코치진을 비롯한 든든한 조력자들, 세계 무대로 나아가기 위한 선수의 피나는 노력, 열정 등 다양한 요인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한국에선 불모지라 여겨졌던 분야에서 두려워하지 않고 세계 최고를 향한 도전정신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현재 저성장과 양극화, 청년실업 등 경제 구조적 문제에 직면한 우리사회에도 정현의 강인한 도전정신이 필요하다. 국내 경제 전반적으로 도전과 모험정신으로 대변되는 ‘기업가정신’이 지속적으로 약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기업가정신’은 새로운 사업에서 야기될 수 있는 위험을 부담하고 어려운 환경을 헤쳐 나가는 도전정신을 말한다. 최근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창업환경과 활동력을 가늠할 수 있는 글로벌기업가정신지수(GEI)에서 우리나라는 OECD 34개 회원국 중 23위에 머물렀다고 한다. 과거 세계적인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가 ‘기업가정신’이 가장 높은 나라로 한국을 꼽았던 것에 비하면 초라하다. 

 그도 그럴 법한 것이 한때 우리나라에서는 창의적인 도전정신으로 벤처창업의 붐이 불었지만 IT버블 붕괴로 큰 타격을 받았다. 이후에도 벤처기업은 국내 경기 침체로 기술개발은커녕 생존조차 녹록지 않았다. 국내 벤처기업의 창업 초기 3년간 생존율은 38%로 OECD 회원국 중에서도 최하위 수준이다. 대부분이 창업 후 3~7년차 기간에 데스밸리(Death Valley)를 극복하지 못하고 주저앉은 것이다.  

 하지만 미래가 그리 어둡지만은 않다. 지난해 신규 벤처 펀드 조성액이 사상 처음으로 4조원을 넘었고 벤처 투자액도 2조 4천억에 육박하면서 ‘제2의 벤처붐’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건전한 벤처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정책지원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조달청에서도 벤처기업 육성이 신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직시하고 공공조달시장을 활용한 새로운 접근에 주력해왔다. 아이디어와 기술로 무장한 벤처기업은 저성장과 청년실업을 타개할 새로운 원동력이 될 수 있지만 새로운 시장에 도전하는 까닭에 초기 판로 개척이 쉽지 않다. 아이디어와 기술만으로 판로를 확보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래서 조달청은 벤처기업들에게 나라장터를 연계한 온라인 홍보와 판매공간을 제공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이것이 바로 벤처?창업기업제품 전용 온라인상품몰인 ‘벤처나라’이다. 신기술 및 융·복합 관련 제품이 등록되어 있는 ‘벤처나라’는 구매자와 판매자 간 직접 거래가 가능한 오픈마켓이다. 이를 통해 벤처기업이 공공조달시장에서의 안정적인 수요기반을 마련하고 민간시장에 연쇄적인 파급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특히, 국내 탄소산업의 선구자적 역할을 하고 있는 전라북도에서도 탄소산업분야의 벤처기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는데, 여기에 조달청의 ‘벤처나라’가 가세한다면 도내 탄소 분야 벤처기업 성장의 든든한 디딤돌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이다. 

 전 세계는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 빠르게 변하고 있다. 대한민국이 이 흐름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 도전적인 ‘기업가정신’을 발휘할 때이다. 물론, 세상에 혼자 피는 꽃은 없듯이 민.관이 협력하여 혁신적인 벤처 생태계를 조성하여야 한다. ‘벤처나라’가 마중물이 되어 대한민국에 다시 한번 벤처붐이 일어나기를 기대해본다.

 임중식 / 전북지방조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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