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들쑥날쑥’ 가상화폐 체험기
[르포]‘들쑥날쑥’ 가상화폐 체험기
  • 김기주·문일철 기자
  • 승인 2018.01.16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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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오전 서울 중구의 한 가상화폐거래소 전광판에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 시세가 보인다. /연합뉴스
 연일 이슈를 낳는 가상화폐와 관련해 본보 기자가 가상화폐 시장에 직접 뛰어들었다. 

 가상화폐를 거래소에서 직접 구매· 판매해 가상화폐의 열기를 경험해보기 위해서다.

 기자는 ‘업비트’라는 가상화폐 거래소에 접속한 후 자신의 명의로 된 가상계좌에 30만원을 입금했다.

 15일 오전 11시 30분 첫 매수한 가상화폐 종목은 ‘리플(XRP)’. 매수 값은 코인당 2천580원이었다.

 들뜬 마음으로 첫 거래를 마치자 ‘리플’의 시세는 시시각각 요동을 쳤다.

 구매한 지 30분. 리플의 가격은 소폭 상승했다. 코인당 가격은 50원 오른 2630원. ‘리플’의 가치가 상승하자 즐거운 마음으로 기자는 점심을 시작했다. 동시에 스마트폰으로 가상화폐 거래소 확인은 필수다. 잠잠하던 가상화폐 시장은 오후 4시 30분 기준으로 요동쳤다.

 수시로 보도되는 정부의 가상화폐 규제안 보도에 가상화폐의 가격이 급락하기 시작했다. ‘리플’ 개당 가격은 2천510원. 기자의 코인 가치는 28만원까지 떨어졌다.

 2만원 가량을 손해 봤지만 다시 상승장이 올 거라 생각해 기자는 퇴근시간까지 휴대폰을 예의주시했다.

 오후 6시 매수금액이 29만까지 회복되자 이런 추세라면 원금을 넘어 곧 수익을 올 거라 보였다. 이에 퇴근에서부터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도 수시로 시세를 확인했다. 항상 궁금했기 때문이다.

 16일 새벽에 문득 잠에서 깬 기자는 무의식적으로 휴대폰으로 시세를 확인한다. 이후 별다른 시세변동이 없는 걸 확인 후 다시 잠에 들었다.

 이날 오전 8시 가상화폐 거래소의 대공황이 시작됐다. 김동연 기획재정부 장관의 가상화폐 규제관련 ‘거래소 폐쇄가 옵션으로 살아있다’는 기사가 보도되자 대부분 가상화폐가 단시간 10% 이상 폭락한 것이다.

 오전 9시 30분께 리플 시세는 전일종가보다 14% 떨어진 2천원에 거래됐다. 만 하루도 안된 사이에 30만 원이 23만 3천 원이 됐다.

 다급한 심정에 손에서 휴대폰을 놓을 수 없었다. 5분 간격으로 시세를 확인했다. 확인과 동시에 시세하락은 덤이었다.

 SNS 등 대부분 가상화폐 커뮤니티는 대부분 ‘아비규환’이었다. 회원들은 ‘거품 빠지는 중 지금이라도 매도하세요’라는 게시글이 올라오면서도 ‘기다리는 자에게 복이 옵니다. 그대로 버티세요.’라는 글도 이어졌다. 국민 청원에 다 같이 탄원서를 올리자는 글도 눈에 띄었다.

 하락장이 이어지며 가슴을 졸였지만 기자는 그대로 버티기로 했다. 곧 상승장이 올 거라는 ‘희망’을 품었기 때문이다. 

현실은 반대였다. 이날 오후 6시 리플의 개당 가격은 1850원까지 급락하며 원금 30만원은 21만5천100원으로 떨어졌다. 결국 가지고 있던 가상화폐를 모두 매도했다.

 업무시간은 물론 휴식시간까지 반납하며 가상화폐 거래소를 응시하던 기자의 가상화폐 체험기는 그렇게 종료됐다. 결과는 손익률 -28%였다.

김기주·문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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