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에 쓰러진 노인 병원에 옮긴 전북대생 ‘훈훈’
한파에 쓰러진 노인 병원에 옮긴 전북대생 ‘훈훈’
  • 김혜지 기자
  • 승인 2018.01.15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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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 막 옮겼을 때 할아버지께서 넘어진 사실 조차 기억을 못 하시고 있었는데 지금 상태는 어떠신지 궁금하네요. 제가 아닌 누구라도 그런 상황이었으면 할아버지를 도와줬을 겁니다. 큰 일을 한 것도 아닌데 알려져서 부끄럽기만 합니다.”

거리에 쓰러진 노인을 재빠르게 병원으로 옮겨 위기를 넘기게 한 여대생의 선행이 뒤늦게 알려져 훈훈함을 전하고 있다. 미담의 주인공은 전북대 유기 소재 파이버 공학과에 휴학 중인 유승민 학생(24).

맹추위가 기승을 부린 지난 10일 전주 객사 인근에서 아르바이트를 마친 뒤 버스를 기다린 승민 학생은 빙판 길을 힘겹게 지나는 한 노인을 목격했다.

평소보다 크게 기온이 떨어져 길까지 얼어붙었던 이 날, 노인은 결국 길을 걷다 미끄러져 넘어졌다.

깜짝 놀란 승민 학생은 넘어진 노인을 향해 달려가 일으켜 세워 부축했지만, 노인은 연신 괜찮다며 다시 발걸음을 옮겨 앞서 나갔다.

버스를 기다린다는 것도 잊은 채 노인에 대한 걱정으로 가득했던 승민 학생은 불안한 마음에 노인을 조심히 뒤따라갔다.

아니나 다를까 노인은 또다시 크게 넘어졌고, 이번에는 머리까지 부딪혀 피를 흘렸다.

다시 일어난 노인의 걸음걸이는 불안정했고 승민 학생은 뇌출혈 등의 질환이 의심돼 노인을 인근에 있던 예수병원 응급실로 데려갔다.

병원으로 옮겨진 노인은 계속해서 피가 흘렸고, 단기 기억 상실 증상도 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 관계자는 “당시 최저 기온인 날씨에다 머리에 피까지 흘리고 있었기 때문에 응급조치가 제대로 되지 않고 방치됐다면 큰일이 벌어졌을지도 모를 상황이었다”며 “학생의 빠른 대응으로 신속한 응급처치를 받게 돼 최악의 상황을 면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노인의 가족들에게 연락까지 취한 뒤 조용히 돌아간 승민 학생의 선헹은 노인을 병원까지 옮기는 것을 도와준 시민 A씨의 제보로 알려졌다.

A씨는 “요즘 같은 흉흉한 세상에 남을 배려하고 자신을 희생하는 마음을 가진 학생이 있다는 사실에 큰 감동을 받았다”며 “조용히 할 일을 하고 발걸음을 옮긴 승민 학생이 너무 대견하고 기특했다”고 칭찬했다.

김혜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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