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밥 먹고 살려면 추워도…”
전통시장 “밥 먹고 살려면 추워도…”
  • 문일철 기자
  • 승인 2018.01.1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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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설과 한파가 기승을 부리면서 기온은 영하 15도까지 떨어지면서 전주의 한 재래시장은 손님이 없어 썰렁하고 농작물 가격이 오르면서 서민들 한숨 소리가 커져가고 있다. 신상기기자
 최근 매서운 한파와 폭설에 전북지역 전통시장은 손님들의 발걸음이 줄었고 상인들의 몸과 마음도 얼어붙었다.

 12일 오후 1시 전주시 남부시장.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긴 상태다. 이에 상인들 얼굴엔 근심이 가득한 채 추위와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지속된 추위에 이날 가게 문을 열지 않은 상점들도 적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영하의 날씨 속에서도 상인들은 상품을 팔아 한 푼이라도 벌어보겠다며 겹겹이 입은 방한복과 털모자까지 눌러쓰고 하염없이 손님들은 기다리는 모습이다.

 청과물 장사를 하는 상인 박모(68)할머니는 강추위에도 오전부터 시장에 나와 과일을 팔고자 정성스럽게 진열해 놨다.

 할머니에 따르면 평소에는 하루 매출이 10만원이 넘었지만 오늘은 점심이 훌쩍 지난 시간까지 단 한 개도 팔지 못했다.

 점심때가 다 끝나고야 박씨 할머니는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종이박스를 펼친 뒤 도시락을 꺼내 차가운 밥 몇 숟가락을 떴다.

 박씨 할머니는 “매번 찾아오는 겨울이지만 이번에는 폭설까지 더해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며 “물건을 팔아야 먹고사는데 막막한 심정이다”고 하소연 했다.

 익산시 북부시장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13일 오후 3시 북부시장 시장거리는 한산하다 못해 썰렁했다. 20년이 넘게 북부시장에서 노점상을 하는 신(71)씨 할머니는 한파의 날씨에도 어김없이 물건을 진열했다.

 오전부터 장사를 시작한 할머니는 점심때까지 2명의 손님에게 6천 원 상당의 채소를 판매 했을 뿐이다. 신씨 할머니는 행여나 자신이 팔 채소와 과일들이 얼까 봐 자신이 덮던 담요로 덮었다.

 이날 온종일 사방에서 불어오는 칼바람으로 할머니의 코끝은 빨갛게 딸기코가 되었고 추위에 떨며 고생해서 쥔 돈은 1만 1천 원 남짓이다.

 신씨 할머니는 “내 평생 무가 얼어붙은 건 처음이다”며 “하루빨리 날씨가 풀려 손님들이 시장을 찾으면 소원이 없겠다”고 말했다.

 전주 남부시장 상인연합회 관계자는 “전통시장은 화재의 위험으로 온열 기구를 쉽게 설치할 수가 없다”며 “날씨가 추워 난방이 되는 마트로 손님들이 많이 가겠지만 전통시장은 딱히 방도가 없다”고 말했다.

문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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