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호진, 문 대통령 취재진에 무차별 폭행
중국 경호진, 문 대통령 취재진에 무차별 폭행
  • 청와대=소인섭 기자
  • 승인 2017.12.14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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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현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취재하던 기자들이 중국 경호원들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하는 어처구니 없는 사건이 발생했다.

 14일 베이징 현지에서 취재중인 기자에 따르면 이날 오전 국가회의중심에서 열린 한·중 경제·무역 파트너십 개막식에서 참석한 문 대통령을 취재하려던 한국일보와 매일경제 소속 청와대 출입 사진기자 2명이 중국 경호원 10여명에 폭행을 당했다. 청와대와 외교부는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진상조사에 착수했고 중국 외교당국에 항의했다. 폭행 주체가 중국 공안인지 아니면 행사를 주관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현지에서 고용한 사설 보안업체 직원인지는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

 부상을 당한 사진기자들은 대통령 의료진에 의해 응급처치를 받은 뒤 베이징 시내 대학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으며 허리통증, 눈·코 주변의 심한 타박상과 안구출혈, 어지럼증 등을 호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전 청와대 출입기자들은 문 대통령을 취재 중이었다. 문 대통령은 개막식에서 연설과 타징 행사를 마친 뒤 식장에서 나와 중앙복도로 이동했고, 사진기자들은 문 대통령을 따라 나오려고 했으나 중국 측 경호원들은 출입을 제지했다. 이에 한국일보 사진기자가 항의하자 중국 경호원들은 이 기자의 멱살을 잡고 뒤로 강하게 넘어뜨렸고, 이 기자는 바닥에 쓰러진 충격으로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함께 있던 연합뉴스 사진기자가 이 같은 상황을 촬영하려고 하자 중국 경호원들은 카메라를 빼앗아 던져버리려는 모습을 보이기까지 했다고 현지 기자들은 전했다.

 잠시 후 문 대통령이 국내 기업부스가 있는 맞은 편 스타트업 홀로 이동하자 사진기자들이 홀에 들어가려 했지만 역시 중국 측 경호원들이 막아섰다. 취재비표를 거듭 보여주며 항의했고, 그 과정에서 매경 사진기자가 중국 경호원들과 시비가 붙었다. 그러자 주변에 있던 중국 경호원 10여명이 합세해 이 기자를 복도로 끌고나간 뒤 집단 구타했다. 특히 이 기자가 땅에 엎어져 있는 상황에서 얼굴을 세게 발길질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찍혔다. 폭행에 가담한 경호원 수가 15명에 이른다는 소식도 있다.

 당시 사진기자들과 함께 있었던 취재기자들과 춘추관 직원들이 이를 제지하려고 했으나 중국 측 경호원들의 힘에 밀려났다.

 현장에는 청와대 경호팀이 없었으며, 문 대통령을 수행하며 경호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소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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