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향의 고장 전북 ‘신전라박물지’
예향의 고장 전북 ‘신전라박물지’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7.12.13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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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하 최승범 원로시인이 갖가지 사연을 담고 있는 전북의 모든 것을 대상으로 시를 썼다.

 가람 고택을 찾은 날에는 스승님이 쉬었던 모정을 추억하며 높게 세워진 동상을 우러러보고 느낀바를, 권삼득 생가터를 찾은 날에는 마치 권삼득 더늠의 독특한 소리가 귓볼을 간지럽히듯 시를 써내려갔다.

물론, 역사적으로 유명하거나 문화적 가치가 높은 곳만을 대상으로 쓴 것은 아니다. 지금은 사라져 흔적조차 없는 전주 선너머 미나리밭이나 시골마을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던 탱자나무 울타리 등 예전과 모습은 달라진 변화된 모습들도 중요한 시의 소재가 됐다.

 새 책 ‘신전라박물지(시간의 물레·2만2,000원)’는 갖가지 사연을 담고 있는 곳에서 일상의 특별함을 찾을 수 있는 테마가 살아 숨 쉬는 책이다.

총 100편의 시 중에서 유일하게 ‘견훤왕릉’만 충청도에 소재해 있을 뿐 99편은 모두 전북에 자리하고 있으니, 감히 전북의 모든 것을 담아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최승범 시인은 “신전라박물지는 프랑스 르느와르박물지처럼 전북의 모든 것을 담아내고 싶었다. 과거 알고 있던 곳과 현재 찾은 그곳은 너무나 변해있고, 이 변화된 모습을 되챙겨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며 “이런 작업을 또다시 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지만 소소한 일상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멋진 작업이었다”고 밝혔다.

사실, 몸도 편치 않은 가운데 2년 동안 전라북도 곳곳을 누비며 현장의 느낌을 담아 시를 짓는 일은 쉽지 않은 과제였다. 전주에서 다소 거리가 먼 무주와 남원의 이야기가 빠질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행스럽게도 원로시인에게는 때로는 아들처럼, 친구처럼 동행하면서 보폭을 맞춰준 이가 있었다. 바로, 조석창 전북중앙신문 기자다. 그는 함축적 언어로 표현된 시가 어려운 독자들을 위해 산문을 붙이고, 현장의 사진을 촬영해 수록했다.

 전북 남원 출신인 고하 최승범 교수는 1958년 현대문학에 시조를 발표하며 문단에 등단했다. 이후 전북문인협회장, 전북예총 회장, 한국언어문학회장 등을 역임했고, 정읍시조문학상, 한국현대시인상, 가람시조문학상, 한국문학상, 목정문화상, 민족문학상, 제1회 한국시조대상 등을 수상했다. 저서로 ‘한국수필문학연구’, ‘남원의 향기’ 등과 함께 시집 ‘난 앞에서’, ‘자연의 독백’ 등이 있다. 함께 글을 쓴 조석창 기자는 현재 전북중앙신문 문화부에 근무중이며, 2015년 전북기자상을 수상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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