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평옥 장편서사시 ‘불벼락 치다’
안평옥 장편서사시 ‘불벼락 치다’
  • 김영호 기자
  • 승인 2017.12.13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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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평옥 作 불벼락 치다

 “끊임없는 열정으로 역사라는 거대한 소용돌이를 힘차게 건너가는 문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안평옥(76) 시인이 최근 전주문학상 본상을 수상하자, 그에 대해 설명한 이소애 전주문인협회장의 말이다.

 이번에 세 번째 장편서사시 ‘불벼락 치다’(황금알·1만 5,000원)를 펴낸 안 시인은, 요즘 오르내리는 핵이나 수소폭탄의 위력을 새삼 깨닫고 이를 써내려 간 작품을 하나로 엮었다.

 지난 1945년 8월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폭에 대해서 스티브 워커가 쓴 <카운트다운 히로시마>를 참조해 만든 장편서사시다.

 그의 장편서사시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고 이전부터 ‘화냥년’과 ‘제국의 최후’가 세상의 빛을 봤다.

 그런데 장편서사시란 장르가 대중에겐 생소할 수도 있다.

 전북을 비롯해 전국적으로도 장편서사시를 쓴 시인들이 그리 많지 않은 것도 대개 알려진 현실이다.

 무엇이 그를 장편서사시의 세계로 이끌었을까.  

 “장편서사시는 읽는 그대로의 매력이 있어요. 정제된 언어 속에 역사가 있고, 어제의 잘잘못은 곧 오늘과 내일의 거울이 된다는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하늘의 뜻이었을까.

 바쁜 공직 생활 중에도 문학을 한시도 멀리 하지 않았던 당시에, 지천명(知天命)이라는 나이에 이르자 장편서사시라는 장르가 운명처럼 그에게 다가왔다.
 

▲ 안평옥
 안평옥(76) 시인은 지금도 그때를 회상하면 감회가 새롭다고 말한다.

 “사자성어에 타산지석이란 용어가 있습니다. 지난 역사를 되돌아보면서 냉정한 비판으로 과거와 현재를 비교하여 잘못을 되풀이하지 말아야죠. 그래서 당시의 상황과 우리의 슬픔을 길지만 의미있는 시 구절로 나타내고 싶었어요.”

 안 시인은 좀 더 나은 내일의 삶을 영위하기 위해 보다 절박한 심정을 가지고, 문학인의 한 사람으로서 역사의 줄거리를 시로 엮어내는데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했다.

 “장편서사시는 타산지석처럼 남의 산의 돌로 내 산의 옥을 갈고 다듬는 동력이 됩니다. 누구나 쉽게 우리는 5천 년의 유구한 역사를 지닌 민족이라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하지만, 문학적인 측면에서 보면 5천 년의 낮과 밤은 있어도 역사는 부족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닙니다.” 

 안 시인은 할아버지가 손주에게 옛날 이야기를 들려 주듯, 친절한 역사 해설가로 변모해 한 편의 시를 창작했다.

 “기성세대는 물론이고, 특히 청소년들의 이해에 도움이 되도록 했습니다. 그때 있었던 사실 그대로를 시적 형식을 빌어 마치 이야기하듯 독자들의 감상에 부담이 없도록 했죠.”

 안 시인은 “지난 역사를 과장 축소하거나 일부분을 강조하는 등 희화화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표현하려 노력했다”며, “한 시대를 관류하면서 일어나고 쓰러져 간 사건의 원인과 결과를 깊이 분석한 작품으로 넓게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제 출신의 안평옥 시인은 1993년 문학세계, 1998년 불교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며 주요 수상 경력으로 전주문학상 본상이 있다.

 시집으로는 ‘흔들리는 밤’, ‘내가 사랑하는 당신에게’, ‘그리움이 뜨거운 날에’, ‘새벽인력시장’등과 장편서사시 ‘화냥년’, ‘제국의 최후’, ‘불벼락 치다’가 있다. 

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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