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산대학, 실습장 선정 부실하게 관리
농수산대학, 실습장 선정 부실하게 관리
  • 정재근 기자
  • 승인 2017.10.30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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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학생들의 장기 현장실습…상습적 인권유린, 장시간 노동력 착취
▲ 국립한국농수산대학 홈페이지 캡처 화면.
 전북혁신도시 내에 소재한 한국농수산대학의 재학생들이 장기 현장실습(10개월~12개월) 과정에서 농장주로부터 상습적인 인권유린 및 장시간 노동력 착취에 시달려 온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실습장 숙소가 없어 한여름 에어컨이 없는 컨테이너에서 잠재우고 실습 나간 여학생의 이의 제기에도 농장주는 ‘애기’ 라고 호칭하는 등 상식 밖의 언행이 비일비재, 학교당국의 전국 실습장 선정이 부실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국회 농해수위 소속 김종회 의원(국민의당, 김제·부안)은 30일 농림축산식품부 및 소관기관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한국농수산대학 재학생들이 장기현장실습 과정에서 인권을 유린당하고 노동력을 착취당했다면 장관은 그 책임을 벗어날 수 없다”고 책임론을 제기했다.

 학교측에 따르면 2학년 재학생들은 의무적으로 10개월~12개월 동안 전국 203개 지정농장에 파견돼 장기 현장실습 교육을 진행하는데 국가예산 33억9천800만원이 투입된다.

 김 의원이 지난 12일 농식품부 국감현장에서 ▲에어컨 없는 방에서 찜통생활 ▲농장주 폭언 ▲학과목과 무관한 농장주 노동력 착취행위 등의 의혹을 제기했다.

 이같은 사실에 입각해 농수산대학측이 자체 실태조사결과 17.7%에 달하는 36곳의 실습장의 주거환경이 매우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전제 203개소의 실습장 중 34곳이 에어컨도 없었으며 2곳은 창고형 컨테이너 박스를 개조해 학생들의 숙소로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농장주의 폭억과 장시간 노동 강요, 학과목과 무관한 농사일 지시 등 인권유린 및 노동력 착취행위가 24건이 접수됐다.

 구체적인 사례로는 농번기에 열흘정도 아침 7시부터 밤 10까지 15시간 장시간 노동과 화훼농장에 투입된 학생이 사장 부인과 직원의 폭언을 듣고 농장주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배달 등 잡일도 대행했다. 이밖에 가축농장으로 실습나간 학생이 감자파종 및 수확 동원 등 장기 현장실습제도가 부실투성이로 밝혔다.

 김 의원은 “학생들의 인권지킴이에 앞장서야할 학교당국이 농장주의 편을 드는 듯한 모호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며 “24건의 인권유린 및 노동력 착취 사례에도 불구하고 진상규명 및 제발방지에 대한 의지가 미약하다”고 비판했다.

 김영록 장관은 국회 답변에서 이번 제기된 문제점에 대해 사실을 인정하고 장관으로서 유감을 표명했다.

 정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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