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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나영주 법률사무소 신세계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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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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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인들의 마음속엔 한양이 있다. 양반, 평민을 막론하고 한양에 사는 사람들은 단 몇 주라도 한양을 떠나 살기를 원하지 않는다. 조선인들에게 삶을 살아갈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은 오직 서울이다.”

 1894년 동양의 작은 나라 조선을 방문한 영국 여행가 이사벨 버드 비숍 여사는 자신의 여행기에 위와 같이 조선 사람들의 ‘한양병’에 대해 적었다. 100년이 훌쩍 지난 현재도 여전히 ‘서울병’은 진행 중이다. 대한민국 건국 이래 압축적 경제 성장기를 지나면서 불가피하게 서울 집중화는 이루어졌다. 흔히 경제성장 격차에 따른 지역감정의 전선을 ‘호남 대 영남’으로 여기지만, 엄밀히 말해 ‘서울·수도권 대 지방’이 적확한 분석일 것이다.

 위와 같은 오래된 문제의식하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6일 내년 지방선거 때 개헌을 함에 있어 핵심은 지방분권이라면서 제2국무회의를 제도화하고 지방자치단체를 ‘지방정부’로 개칭하는 내용을 헌법에 명문화하는 한편, 자치입법권·자치행정권·자치재정권·자치복지권의 4대 지방 자치권을 헌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는 중앙이 가진 권한을 과감하게 지방으로 이양하기 위한 준비를 하겠다고 강조했다(전북도민일보 2017년 10월 29일자 기사 참조).

 노무현 정부의 발전적 계승을 천명한 문재인 정부의 ‘지방분권’ 정책 의지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다만, 어떤 방식으로 ‘지방자치단체’를 ‘지방정부’화 하겠다는 것인지가 문제다. 지방자치법 제1조는 지방자치단체의 종류와 조직 및 운영에 관한 사항을 정하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사이의 기본적인 관계를 정함으로써 지방자치행정을 민주적이고 능률적으로 수행하고, 지방을 균형있게 발전시키며, 대한민국을 민주적으로 발전시키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지방자치가 선언적 의미에 그치는지, 아니면 실질적인 권한 이양을 의미하는 자치권 규범조항인지의 대표적 쟁점 사례는 ‘자치입법권’이다. 학자들 사이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쟁점은 지방자치법 제22조 단서의 위헌 여부다. 지방자치법 제22조는 조례에 관하여 지방자치단체가 법령의 범위 안에서 그 사무에 관하여 조례를 제정할 수 있으나, 주민의 권리 제한 또는 의무 부과에 관한 사항이나 벌칙을 정할 때에는 법률의 위임이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모든 행정은 입법기관인 국회가 제정한 법률에 반할 수 없다. 지방행정도 마찬가지다. 나아가 지방입법인 조례도 그렇다. 그렇지만 자치 입법권의 행사인 조례에 대하여 ‘법률의 위임’이 필요한지 여부에 관하여 위 조항이 잘못되었다는 견해가 있다. 즉 위헌설은 위 조항이 헌법이 부여하는 지방자치단체의 자치입법권을 제약하거나 헌법의 포괄적 자치입법권 부여 취지를 지나치게 제한한다는 주장이다. 다만 우리 헌법재판소나 대법원은 위 조항이 합헌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자치입법권 이외에도 흔히 ‘2할 자치’라고 표현되는 국세와 지방세 사이의 비율도 문제다. 중앙정부가 ‘돈줄’을 죄고 있는 한, 자치재정권 보장도 요원하다. 무엇보다도 지방분권의 핵심 전제는 지방정부와 의회의 수준 향상이다. 최근 전라북도 의회 의원들의 재량사업비 비리로 의원을 포함한 관련자들 수 십 명이 검찰 수사를 받고 기소되어 도민들의 공분을 샀다. 지방의원 출신들이 내년 지방선거에 단체장으로 출마하는 현실에서 지방자치단체와 의회의 자정이 중요하다. 영화 <스파이더맨>의 명대사처럼,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나영주<법률사무소 신세계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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