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비엔날레 개막식, 보여주기식 공연 ‘눈총’
서예비엔날레 개막식, 보여주기식 공연 ‘눈총’
  • 김영호 기자
  • 승인 2017.10.22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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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조직위원회가 주관하고 전라북도가 주최한 제11회 서예비엔날레는 개막 당일인 21일 오후 2시부터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공연과 퍼포먼스가 마련돼 앞으로 한 달 간의 대장정을 알렸다.
 “글쎄, 서예와 공연을 결합했다고 하는데 신선하면서도, 무용만 기억에 남지 서예는 변두리에 불과한 것 같아요.”

 2년 만에 개최된 것이기에 너무 손꼽아 기다린 탓일까.

 순수와 응용이란 주제로 세계 서예와 전북 서예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았던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가, 개막 공연의 새로운 시도로 서예인들의 발길을 모았지만 끝난 뒤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조직위원회(조직위원장 허진규, 이하 서예비엔날레)가 주관하고 전라북도가 주최한 제11회 서예비엔날레는 개막 당일인 21일 오후 2시부터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공연과 퍼포먼스가 펼쳐져 한 달 간의 대장정을 알렸다.

 이날 개막식은 송하진 전북도지사를 비롯해 허진규 서예비엔날레 조직위원장, 전시 참여 작가 등 내·외빈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서예비엔날레 기념 공모전 시상식에서는 낙관 오기로 수상이 취소된 대상을 제외한 우수상 3명에 대한 시상이 있었다. 우수상은 손오규(61·제주), 윤금자(59·인천), 이신영(30·서울) 씨가 수상했다.

 올해 그랑프리 수상자는 서론서예전에 출품한 전진원(64·대구) 작가가 선정됐다.

 소헌 김만호 선생으로부터 사사한 전 작가는 이번 서론서예전에 출품한 ‘우세남 필수론 구(虞世南 筆隨論 句)’란 작품으로 수상을 차지해 상금 1,000만원을 받았다.  

 이어진 개막 공연에는 정진권 연출가와 홍화령 무용가, 설미화 한복연구가 등이 서예에 응용을 더한 퍼포먼스와 한복 패션쇼를 선보였다. 김병기 총감독은 직접 시필에 나서며 1부 개막 공연에 출연하는 의욕도 드러냈다.

 하지만, 개막 공연이 지정좌석제로 운영된 까닭에 이를 몰랐던 관객들은 입장이 저지됐고, 주요 내빈은 도착하지 않아 일찍부터 자리한 관객들이 10여분 넘게 기다렸다.

 일부 서예인들은 사전 티켓이 없어 입장이 저지되자 상기된 얼굴로 “이거 참 뚜껑 열린다”며 머리를 긁적였다.

 막상 공연장 안에는 빈자리가 많았지만, 공연장 밖은 입장 제한을 놓고 실랑이가 벌어졌다.

 서예비엔날레가 개막 첫 날부터 손님맞이에 적극 나서야 함에도, 상황에 맞는 운영의 묘가 아쉬운 대목이었다.

 그리고 개막 공연이 전반적으로 신선했다는 반응도 있었으나, 서예를 주목하기 위한 퍼포먼스가 맞는지 의구심이 제기됐다.

 개막 공연 2부 1, 2장에 선보였던 ‘응용’의 한복 패션쇼는 의상을 보여주는데 그쳐 서예의 새로움을 나타내기엔 부족했다는 평이다.

 ‘서예가 옷을 입다’라는 기획 의도와 달리 일반적인 패션쇼와 차별화를 두기에도 부족했다는 이유다.

 한편 11월 19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전북예술회관 등지에서 진행될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는, 전시 및 연계·부대행사 등 총 5개 부문 25개의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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