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세계유산 그랜드 슬램 달성 앞둔 ‘안동’
유네스코세계유산 그랜드 슬램 달성 앞둔 ‘안동’
  • 김영호 기자
  • 승인 2017.10.17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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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유산을 전북 보고로 만들자 <3>
안동 탈춤공원 전경 모습(김영호 기자)
 우리나라에서 600여년의 역사를 간직한 ‘탈’은 유물 등의 제작 시기에 비춰볼 때 신석기시대부터 패면, 토면 등 오래된 탈의 양식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역사 속에서 살펴본 우리나라 초창기 탈의 모습은, 나무로 만들어진 방상시탈이 그 시발점으로 여겨진다.

 대개 탈의 제작은 가죽이나 종이, 대나무 등으로 만들어져 헝겊과 나무, 짐승의 털, 쇠붙이 등으로 가공 채색한다.

 춤에 쓰이는 탈의 경우 종이로 만든 뒤에 털, 쇠붙이 등으로 장식해 채색했으며, 연극 용도에 쓰였던 탈은 바가지, 종이, 나무, 가죽 등 여러 가지 재료를 이용해 만들었다.

 옛 안동군 풍천면 하회마을과 병산마을 등지에서 주로 선호하기도 한 하회탈과 병산탈은 약 1,100여년부터 1,200여년에 걸쳐 고려 중기 시대에 이뤄진 것으로 추청된다.

 경상북도 안동시 풍천면 하회마을과 병산마을 등지에서 별신굿을 하던 당시 만들어진 하회탈과 병산탈은 이처럼 제작 시기가 고려시대로 추정되면서, 탈의 제작에 있어서도 우리 민족의 신성한 용도에 비견될 만한 탈이나 서낭신제의 탈을 나무 재료로 깎고 다듬어 채색을 더했다고 볼 수 있다.

▲ 올해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개최 당시 모습(안동축제관광재단 제공)
 무엇보다 삶의 애환과 흔적이 고스란히 담긴 국보 제121호 하회탈과 국가무형문화재 제69호인 하회별신굿탈놀이는 현존하고 있는 탈놀이 중에서 가장 오래된 문화로 손꼽힌다.

 그만큼 경북 안동이 하회마을과 더불어 하회탈로 유명한 지위를 얻게 되고, 대한민국의 세계문화유산도시 답게 인류 문화의 소중한 자산이자 세계문화유산인 탈을 보호하고 관리하는데 앞장서는 책무를 갖고 있다.

 그야말로 경북 안동의 탈을 소재로 해 만나게 되는 또 다른 신세계를 감상할 수 있게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안동은 사실상 지방자치단체가 주체가 되어 문화유산의 상징성을 드높이고, 주민들의 공생 관계 속에서 성장과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 올해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개최 당시 모습(안동축제관광재단 제공)
 취재 현장에서 만나본 안동의 대한민국 세계문화유산도시 헌장에도 나타나 있듯이, 안동은 탈에 관해 문화유산의 가치가 훼손되지 않도록 다음 세대로 전승하기 위한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또한 (사)세계탈문화예술연맹은 지난 800년을 이어내려져 온 하회별신굿탈놀이의 전승을 위해 앞장서 오고 있다.

 지역 내 인프라 역시 그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위용을 자랑한다.

 안동 시내는 하회탈을 본 따서 벽화를 조성하기도 했으며, 안동시 청사에는 곳곳마다 탈 그림을 소형 간판으로 내세웠다.

▲ 안동시청의 하회탈 간판 모습(김영호 기자)
 심지어 청사 내 화장실 간판까지도 하회탈로 치장했으니 말이다.

 안동시 운흥동 일대에 자리한 탈춤공원은 백조공원과 바로 마주하고 있다.

 탈춤공원은 낙동강 지류를 벗 삼아 안동역과도 인접해 있으며, 안동체육관이 내다 보이는 안동탈춤공연장은 웅장한 모습을 드러내며 방문객들의 이목을 쉽사리 끌었다.

 세계탈문화예술연맹 본부는 안동시청과 (재)안동축제관광재단과도 가깝게 인접해 있어, 지리적인 연관성과 행정적인 편의성 면에서도 유기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기도 하다.

▲ 안동 탈춤공원 전경 모습(김영호 기자)
 이미 안동은 한국의 역사마을인 하회마을과 한국의 서원 도산서원과 병산서원, 한국의 전통산사 봉정사가 세계유산으로 등재됐으며, 유교책판 역시 세계기록유산에 이름을 올림으로써 인류무형유산인 하회별신굿탈놀이가 함께 모두 등재만 된다면 세계유산 그랜드슬램에 등극하는 기염을 토하게 된다.

 세계탈문화예술연맹은 이를 위해 지난 800년 동안 이어져 내려온 하회별신굿탈놀이의 전승 작업 외에도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라는 야심찬 포부를 지니고 있다.

 현재 등재를 위해서 준비단계 과정으로 세계탈문화예술연맹은 문화재청과 유네스코 아태무형유산센터와의 협조 체제를 유지하고 있으며, 등재 선진사례인 당진기지시 줄다리기와 제주 해녀 등과도 노하우 전수 등의 협조를 얻고 있다.

 오는 2019년 3월을 등재신청서 제출의 최종 시한으로 정한 안동의 경우, 신청서 제출 후에는 소위원회 검토 및 위원국 전송 과정을 거쳐 2019년 11월 유네스코 정부간위원회에서 최종 등재여부를 결정 짓게 한다는 목표다.

 안동시와 세계탈문화예술연맹은 또 지난 7월 발족한 추진위원회를 주요 창구로 설정해 국제 학술대회 등을 개최하고, 국제 네트워크 회의를 통해 사전 조율에도 적극 나서 하회별신굿탈놀이 등재의 필요성과 정당성을 국제사회와 학계, 일반인 등에게 널리 알리겠다는 계획이다.

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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