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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한가위만 같아라”
황 현 전북도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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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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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주말부터 추석 연휴다. 추석은 우리 민족의 큰 명절이다. 1천 년 넘게 이어져 온 명절이라 그런지 어려운 상황에서도 괜히 가슴이 설렌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윗날만 같아라’는 속담이 있다. 조선 순조 때 김매순이 열양, 곧 한양의 연중행사를 기록한 ‘열양세시기’에 나오는 말이다. 선선한 바람이 부는데다 햇과일과 새 곡식이 나와 풍성한 시기이다. 봄과 여름의 땀 흘린 노고가 결실을 맺어 ‘8월 신선’이라는 말이 실감 난다. 그런 추석이다.

 우리 민족 양대 명절 중, 설은 조상에 대한 차례와 어른들을 찾아뵙고 세배를 올리는 등 의례가 많다. 반면 추석은 잔치나 축제라는 인식이 강하다. 한여름 땀 흘려 기른 곡식을 거두고 서로 노고를 위로하며 즐기는 분위기다. 쾌청한 날씨, 햇곡식과 햇과일 등이 풍성해지는 시기다. 여기에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이 나누는 푸근한 정이 더해지면서 넉넉해진다.

 그러나 이러한 추석도 모두가 누릴 수 있는 혜택이 아니다. 오랜 기간 이어져 온 `나눔 ‘이라는 미덕의 쇠함이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올해도 어김없이 불우시설엔 온정의 손길이 줄거나 끊긴다는 소식이 씁쓸하다. 당장 나 먹고살기도 힘든 상황에 이웃이나 남을 돌아볼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올해는 폭염과 폭우 등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규모가 커 더욱 그렇다.

 게다가 국제정세도 한몫한다. 북한의 6차 핵실험,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FTA폐기 발언, 중국의 사드 보복, 가계부채 부담 등 한국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증폭될 우려도 커지고 있다.

 고용과 소비의 동시 부진, 고유가에 치솟는 물가 등 경제상황도 좋지 않다. 이럴 때일수록 더욱 힘들어지는 게 소외계층이다. 고물가나 고유가, 수출부진, 고환율을 비롯해 좋지 않은 경제여건의 모든 충격은 이들이 몸으로 다 받기 때문이다.

 급증하는 독거노인, 우리의 눈에 쉽게 띄지 않는 소년소녀가장들은 이맘때가 가장 외롭고 쓸쓸한 시기다. 최근에 급증하고 있는 다문화가정과 외국인노동자, 이주민들도 그렇다.

 뿐만 아니라 경기침체 영향으로 독지가와 기관·단체의 후원도 예년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는 소식이다. 일부 시설은 아예 후원이 끊긴 곳도 많다고 한다.

 어렵긴 기업도 매한가지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전국 1,147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시행한 `2017년 추석자금 수요조사` 결과 10곳 중 5곳 가량이 매출 감소 등으로 자금난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한때 전북의 경제를 선도했던 군산지역은 군산조선소 가동중단에 이어 한국GM 철수설 등으로 경제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 여기에 추석을 앞두고 임금체불도 늘어나 우울한 추석이 예고되고 있다.

 영세 자영업자를 비롯한 소상공인들은 긴 연휴 때문에 생계를 걱정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장거리 여행을 떠나거나 해외로 나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매출에 직격탄을 피할 수 없어서다.

 또한 공공기관이나 회사가 밀집된 지역의 상가는 직장인들이 출근하지 않음에 따라 매출이 30~40% 빠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농촌도 우울하다. 풍년이 와도 노래 한 자락 신명나게 부르는 농민을 찾아볼 수 없고 농촌에는 지금 소득이 되레 감소하면서 눈물과 한숨뿐이다.

 추석은 덥지도 춥지도 않은 좋은 계절에 맞이하는 명절이기 때문에 조상들은 빈부를 막론하고 이날을 설레며 기다렸다. 올해 추석은 유례없이 긴 연휴에다 풍년이 들어 풍요로운데 반해 중소상인과 농민은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 여기에다 불우, 소외계층은 말할 것도 없다. 비록 경제적으로 힘든 때지만 이번 추석에는 십시일반의 마음으로 가족과 함께 작은 나눔을 실천해보면 어떨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8월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이 빈말이 되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황현<전북도의회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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