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사 중심에 선 정세균 국회의장
한국 현대사 중심에 선 정세균 국회의장
  • 전형남 기자
  • 승인 2017.09.27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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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성 160표, 반대 134표.’ 정세균 국회의장은 지난 21일 김명수 대법원장 임명동의안을 통과시켰다.

정 의장은 해외일정까지 취소하면서까지 사법부 수장의 공백을 막고 사법개혁을 실현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만약 정 의장이 해외일정을 이유로 김 대법원장의 국회 상정을 미뤘다면 헌법재판소장 부재에 이어 대법원장 공석 사태까지 발생할 수 있었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지난 15대 국회에 입문한 정 의장은 97년 김대중 정부와 2002년 노무현 정부의 탄생, 그리고 2017년 문재인 정부 탄생의 주역이다.

 6선의 정 의장은 20년이 넘는 정치권에 몸담으면서도 단 한 차례도 진보, 개혁의 노선에서 이탈한 적이 없었다.

1997년, 2002년 대선때는 민주당의 정책통으로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는 토대를 마련했으며 지난 5·9 대선때는 국회의장으로 국민의 촛불혁명이 성공할 수 있도록 막후 역할을 했다.

 김원기 전 국회의장에 이어 전북출신으로 두번째 국회 수장이 된 정 의장은 이제 한국 정치의 적폐를 청산하기 위해 개헌의 전도사로 활동하고 있다.

또 무주, 진안, 장수 전북에서 서울 종로로 지역구 이전에도 전북지역 크고 작은 행사에 참여하고 국회의장으로 전북 예산,현안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뼛속까지 전북인이다.
  

-문재인 정부의 출범이 한국 정치사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 또 국회의장으로 지난 대선을 바라보는 감회가 남달랐다고 생각합니다.

 ▲ 최순실 사태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조기 대선으로 이어진 일련의 과정은 촛불혁명의 결과물입니다. 어떠한 주권재민의 헌법 정신 위에 군림할 수 없음을 재확인한 것입니다. 그 결과 탄생한 문재인 정부이기에 기대도 크고 기대가 큰 만큼 걱정도 많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정부가 무너뜨린 건물을 다시 세우고 자리 잡아서 본연의 일을 하기까지 시간이 다소 걸릴 수도 있지만 사사로운 이해관계나 당리당략이 아닌 국민의 뜻을 헤아리며 항상 일을 추진한다면 성공한 정부로 남을 수 있을 것입니다.
 

- 전북 출신 김이수 헌법재판소 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의 부결에 대해서도 국민이 쉽게 납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야 관계를 중재하고 때로는 이끌어 하는 국회의장으로 한국 정치의 가장 큰 문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요. 또 한국 정치의 적폐라 할 수 있는 여야의 극한 대립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입니까.

▲ 헌재소장의 장기간 공백사태에 대해 우려와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임명동의안 부결에 대해서도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치의 가장 큰 문제점은 국민에게 신뢰를 받지 못하는 것이고, 정치가 신뢰를 받지 못하는 이유는 국민이나 국가보다 당리당략에 따라 움직이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저는 지난 1년간 여야협치를 위해 온 정성을 쏟아 왔습니다. 여야 모두 국민과 국가를 위해 50%씩 양보하여 소통하고 협의하는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국회의장으로서 꾸준히 협치하도록 노력하고, 중재자로서 역할을 할 것입니다.

 
- 의장님께서는 생각하는 바람직한 개헌의 방향이 있다면, 또 개헌 과정에서 국회의원 선출 등 선거법 개정 등 개헌의 범위는 어느 정도 생각하고 있습니까.

▲ 이번 개헌은 국민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권력구조와 정부형태, 국민기본권을 새로운 그릇에 담는 것입니다. 내용은 분권이 핵심입니다. 권력분산이라고 하는, 흔히 ‘제왕적 대통령’의 적폐를 바로잡는 것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대통령이나 행정부가 가진 권력 일부를 국회나 제3의 기관으로 분산하고, 중앙정부가 가진 권력을 지방에 이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지방자치의 강화는 국토의 균형발전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중요한 요소입니다. 지방재정권과 지방입법권의 확보를 통한 실질적 지방자치시대가 이번 개헌을 통해 이루어지길 기대합니다. 또한 안전권, 생명권, 환경권 등 기본권 향상도 반드시 들어가야 할 내용입니다. 선거제도는 입법부, 행정부 등 국가조직을 구성하는 제도이자, 국가조직에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하는 가장 중요한 제도 중 하나입니다. 선거제도 개편은 ‘분권을 위한 개헌’의 핵심적인 부분입니다. 선거제도 개편 없이는 특정부분에 편중된 권력을 분산시키기 어렵습니다. 논의과정이 간단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나, 여야간 협력하여 개헌안을 잘 만들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 의장님께서 바라보는 전북 정치의 가장 문제가 무엇인지요. 반대로 전북 정치만이 갖고 있는 장점이 있다면.

▲ 전북뿐만 아니라 수도권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 부분을 시원하게 해결하지 못하는 것이 정치권의 어려움이자 가장 큰 문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정치가 국민의 먹거리를 만들어 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는 것에 대해 안타까운 심정입니다. 우리 전북도 마찬가지죠. 경기침체가 장기간 지속되고 있습니다. 전북정치는 전국정치의 축소판입니다. 여당과 제1야당, 제2야당을 모두 가진 지역입니다. 협의를 통해 얼마든지 발전을 이끌 수 있는 정치적 여건이 마련된 것입니다. 전북의 발전을 위해 지역출신 정치인들이 모두 힘을 모아야 할 것입니다.
 

- 의장님에게 전북은 어떤 존재로 다가오는지요.

▲ 전북은 제 고향이고 집입니다. 전북에서 자라고 성장해서 정치하게 되었고 우리 도민 여러분께서 저를 잘 키워주셔서 서울 종로에서 재선하고 총 여섯 번의 국회의원과 함께 국회의장의 자리까지 올랐습니다. 전북도민 여러분의 지지와 성원이 없었으면 힘들었을 일입니다.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고, 어려운 경제상황으로 고통을 받는 전북을 생각하면 한 시도 맘이 편치 않습니다. 우리 전북이 활기를 찾길 항상 바라며 힘이 닿는 데까지 노력할 생각입니다.
 

- 문재인 정부와 전북과의 관계는 어떤 식이 발전하고 정립돼야 하는지요.

▲ 전북도민의 절대적인 지지를 통해 새 정부가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은 문재인 정부가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정부는 특정지역이 아닌 전국의 모든 지자체를 챙겨야 하고 국가 균형발전 차원에서 여러 가지 상황에 따라 분배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어 자칫 다른 시도와의 경쟁이 생길 수 있습니다. 예산확보나 정책결정에 대해 지역출신의 정치인들이나 도지사, 지방의회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요구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 며칠 있으면 민족의 대명절인 추석입니다. 전북 도민에게 한 마디 해주시길 바랍니다.

▲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여러 가지 국가적 혼란으로 인해 국가와 국민이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하지만, 국민의 지혜와 힘으로 국가적 위기를 잘 극복하고 안정을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우리 전북도민들의 지혜와 힘으로 안정적인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지면을 빌어 도민 여러분께 격려와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어려운 시기를 지내고 맞은 휴식 같은 한가위입니다. 올해는 전북도민 여러분 모두 더욱 풍성하고 즐거운 추석이 되길 기원합니다. 남은 국회의장 임기 동안 국민과 도민 여러분께 힘이 되는 국회, 국회의장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전주 신흥고와 고려대를 졸업했으며 전북대학교에서 정치학 명예박사를 받았다. 1996년 제15대부터 2016년 제20대까지 모두 국회의원에 당선된 6선 의원으로 1995년 새정치국민회의 총재 김대중의 권유에 따라서 정계에 입문했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 참여 정부 시절 산업자원부 장관을 역임했으며, 2008년에는 통합민주당 대표로 선출됐다.

 ‘미스터 스마일’이라는 별칭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정 의장은 합리적인 인물로 통한다. 그러나 정 의장의 주변에서는 당 대표였을 당시 당직 인선이나 당 운영을 보면 상당히 자기 스타일이 강한 사람으로 평가받는다.

 정 의장은 당 대표만 3번을 역임했고, 원내대표 2번의 경험이 있다. 6선의 선거 이력만 보더라도 강자와 맞대결에서도 불리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승리해왔다.

전형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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