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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기각을 둘러싼 논란
유길종 법무법인 대언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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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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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의 영장전담판사가 국가정보원의 댓글부대 관련자들에 대한 구속영장청구를 기각한 것에 대하여 말이 많다. 구속영장이 청구된 사람은 국가정보원의 퇴직자 모임인 ‘양지회’의 전 기획실장과 현 사무총장이고, 이들은 2012년 대선 정국에서 국가정보원으로부터 돈을 받고 댓글 작성을 지시한 혐의와 이를 은폐하려 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되었다고 한다.

 영장전담 판사는 댓글 팀장에 대하여는 “범죄혐의는 소명되나 수사 진행 경과 등에 비춰 도망 및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증거은닉 혐의를 받고 있는 현 사무총장에 대하여는 “피의자가 은닉한 물건의 증거가치, 피의자의 주거와 가족관계 등에 비춰 피의자가 도망하거나 범행에 관한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청구를 기각했다.

 국정원이 정치에 개입하고 대선에 개입한 혐의는 사안 자체가 가볍다고 할 수 없다. 검찰은 적폐청산 차원의 수사로 규정한다. 그런데 법원이 그 중요 혐의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범죄사실의 소명을 인정하면서도 다른 이유로 기각한 것은 얼핏 이해가 되지 않는다. 차라리 범죄사실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라면 이해가 될 텐데, 도망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영장을 기각한 것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증거를 은닉한 혐의가 포착된 자에 대하여 증거인멸의 우려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를 든 것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검찰은 최근 일련의 구속영장 기각 사례까지 싸잡아 현재의 영장전담 판사들의 판단기준이 종전과 많은 차이가 있다고 비판했고, 나아가 “국민 사이에 법과 원칙 외에 또 다른 요소가 작용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어 결국 사법제도 자체에 대한 불신으로 귀결될까 우려된다”고도 비난했다.

 판사가 무결점의 존재일 수 없고, 그들이 사람인 이상 언제든지 오판도 할 수 있다. 그래서 검찰이 판사의 판단기준이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본다. 그런데 ‘법과 원칙 외에 또 다른 요소가 작용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는 비판은 너무 나아간 것이다. 해당 판사가 어떤 정치적인 의도나 배경이 있어 그런 결정을 했다는 식의 주장인데, 이는 그야말로 근거 없는 비난이다. 필자가 해당 판사를 잘 아는 것은 아니지만, 그가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영장 재판을 할 사람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법원은 법원대로 검찰의 이러한 비난에 즉각 대응했다. ‘특히 이번과 같은 부적절한 의견 표명은 향후 다른 사건에 영향을 미치려는 저의가 포함된 것으로 오인될 우려가 있다’고 반박했다.

 사실 영장재판에 대한 시비는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형사소송법은 영장재판을 단독의 판사가 담당하고, 그 결정에 대하여는 항고를 허용하지 않는다. 영장기각에 대하여 검찰은 재청구만 할 수 있고, 상급심에 기각결정의 당부를 심사해 달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한 검사의 의견이 아니라 한 검찰청 또는 검찰총장까지 숙고한 사건의 구속영장을 영장담당 판사 한 사람이 그의 생각과 판단만으로 결정하고, 이에 대하여는 불복하는 절차도 없으니 검찰이 불만을 느낄 만하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영장재판도 재판이므로 이에 불복하는 방법을 허용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등은 구속영장 결정에 대해 상급 법원에 불복할 수 있는 영장항고 제도를 두고 있다고 한다. 단독의 판사에 의한 영장재판에 대하여 상급심의 판단을 받지 못하게 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못하다. 이번에도 영장담당 판사가 내린 결정의 당부에 관하여 상급법원의 판단을 받을 수 있었다면, 이런 감정적인 대립도 없었을 것이다.

 유길종<법무법인 대언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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