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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 촬영
나영주 법률사무소 신세계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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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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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명 관광지를 다니다 보면 기념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다. 관광 명소의 멋진 풍경을 배경으로 저마다 자신의 모습을 사진에 담으려고 한다. 그러다 보면 의도치 않게 다른 사람이 찍히는 경우가 있다. 초상권에 민감한 사람은 자신이 타인의 사진에 찍히는 것을 꺼린다. 하지만, 스마트폰에 고성능 카메라 기능이 부착되면서 시시때때로 찍히는 사진에 자신의 모습이 담기는 경우를 피할 순 없다. 식당에서 맛있는 음식을 찍는 블로거의 사진에 우연히 찍힌 불륜남녀의 경우와 같은 해프닝도 생긴다.

 요즘은 사진을 찍는 행위에서 멈추지 않는다. 찍은 즉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올린다. 불특정다수에게 공개되는 것이다. 그래서 연예인들의 SNS는 구설에 자주 오른다. ‘매의 눈’으로 사진의 구석구석을 살피는 팬들이 사진 속 내밀한 사생활의 장면을 찾아내고 분석한다. 프랑스의 철학자 롤랑 바르트의 말을 빌리자면, ‘푼크툼’의 세상이다. ‘푼크툼’의 적확한 의미는 사진 안에서 그것을 보는 사람을 찌르는 우연이지만, 찍는 사람의 의도와 달리 주관적으로 해석되는 세부요소라는 의미에서 볼 때 위 연예인 사진의 경우는 ‘스캔들’의 다른 이름이다.

 여름은 노출의 계절이다. 가을 문턱에 섰지만, 여전히 사람들의 옷차림은 가볍다. 여름엔 ‘몰카(몰래카메라)’ 범죄가 기승이다. 엄밀히 말해 ‘몰카’라는 용어는 정확하지 않다. ‘몰카’의 의미는 예전 모 코미디 프로그램과 같이 장난으로 가짜 상황을 만들어 사람을 골려주고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의미에 가깝다. 따라서 ‘몰카’보다는 성적인 의도로 촬영하는 ‘도촬(도둑촬영)’이 맞다.

 피해자의 대부분은 여성이다. ‘도촬’ 범죄는 짧은 치마나 가슴이 드러나는 옷을 입은 여성이 대상이다. 촬영은 휴대하기 간편하며 고성능 화질을 뽑아내는 스마트폰 카메라가 쓰인다. 얼마 전 ‘도촬’을 응징하거나 검거하는 일은 하는 현직 판사와 경찰관이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으로 ‘도촬’을 하다 체포되어 파문이 일었다. ‘도촬’의 욕망은 직업에 따라 좌우되는 것 같지 않다. 눈으로 빤히 여성의 신체를 쳐다보는 행위는 예의에 벗어나는 행동이지만, 성적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카메라를 이용하여 사진을 찍으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에 해당하여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 형사처벌을 받는다.

 ‘도촬’이 모든 나라에서 처벌되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경우 공공장소에서 눈에 보이는 대상에 대한 촬영은 모두 합법이다. 공공장소가 아닌 내밀한 장소를 촬영하는 것은 물론 불법이다. 한편 ‘도촬’로 찍힌 피해자들의 사진 중 신체 부위별(?)이나 옷차림, 카메라 앵글에 따라 유무죄가 갈리기도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8월 29일 국무회의에서 ‘도촬’ 범죄에 대한 강력한 법적 대응과 피해 구제에 관한 고강도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여행지에서 우연히 타인의 사진에 담기는 것도 불쾌한데 누군가의 성욕을 충족시키는 피사체로 사진에 담기는 일은 끔찍하다. 너무 빤히 쳐다보지 말고, 혹여 사진 찍을 생각은 하지 않아야 한다.

  나영주<법률사무소 신세계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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