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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항쟁 숨은 영웅들 양지에 올려야
김종회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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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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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지전 등을 통해 강렬한 인상을 남긴 장훈 감독이 모처럼만에 ‘택시 운전사’라는 영화로 돌아왔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영화 속에 어떻게 녹여냈을까 하는 호기심과 소재가 주는 묵직한 무게감을 안고 영화를 감상했다.

 ‘뿅뿅’ 거리는 전자음향과 디스코 리듬이 트레이드마크인 조용필의 ‘단발머리’로 막을 연 영화는 흥겹게 시작해서 ‘푸른 눈의 목격자’로 불리는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 의 육성 인터뷰로 끝을 맺는다. 감독은 이 영화에서 기쁨과 슬픔, 분노와 용서, 좌절과 희망, 공포와 용기, 인간애 등을 기막힌 연출 실력을 동원해 조화롭게 대비시키며 관객들을 울리고 웃긴다. 감독의 이름값 하는 작품이다.

 그러나 옥에 티랄까? 손익분기점의 최소 요건인 450만 관중 동원을 위해 설정할 수밖에 없었던 불가피한 장치였을까?

 개인적으로 봤을 때 영화 막바지에 등장하는 택시 추격 장면은 과도한 설정이었다. 공수부대의 잔인한 학살 장면 등 진실을 담은 필름을, 철저히 고립된 섬 광주에서 외부세계로 유출하기 위해 택시기사와 독일기자가 목숨을 건 탈출을 시도하고, 진실을 가둬두기 위해 출동한 보안사령부 요원들의 추격신은 스릴과 극적 재미를 극대화하기에 충분했다.

 진실을 실은 택시가 보안사 요원들의 상징과도 같은 검정 지프차에 완전히 포위된 절체절명의 위기에 봉착한 순간, 광주지역의 개인택시 무리가 구세주처럼 나타나 활로를 뚫어준다. 이 지역 택시기사들은 보안대에 온몸으로 저항하며 필름을 사수한다. 우여곡절 끝에 주인공이 탄 개인택시는 사지에서 벗어난다.

 그러나 당시 전두환을 위시한 신군부가 전국을 장악한 상황에서 광주지역 검문소를 탈출했다고 해서 무사히 서울까지 돌아올 수 있었을까? 보안사 추격조가 설령 그 자리에서 놓쳤다 하더라도 차량 번호를 알고 있는데다 피부색이 다른 이방인이 탑승하고 있는 개인택시를 찾기란 검문소가 즐비하고 불심검문이 일상화된 당시 상황에서 식은 죽 먹기였을 것이 뻔하다.

 감독의 의도는 어느 정도 미뤄 짐작한다. 이름 없는 사람들의 조력이 있었기에 피의 학살 장면을 촬영하고 무사히 광주를 빠져나올 수 있었음을 알리고자 하는 의도였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설정’을 논하는 것은 광주의 진실을 의도적으로 은폐하거나 축소하려는 세력들이 극의 전체 흐름을 외면한 채 특정 부분만을 떼어내 광주의 진실을 호도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저 장면이 허구이기 때문에 영화 전체 내용이 허구라고 주장할 세력들은 아직도 존재한다.

 어쨌건 택시운전사는 무명용사들의 고귀한 희생, 휘발유를 더 이상 공급받지 못하는 ‘고립 광주’의 상황에서도 다친 시민들을 실어 나른 택시기사들에게 덤으로 휘발유를 더 채워주는 공동체 의식 등을 부각시키며 진한 감동을 안겼다. ‘꽃잎’ ‘박하사탕’ ‘화려한 휴가’ 등 광주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영화들도 신구부의 학살에 맞선 이름 없는 시민들의 필사적 저항과 희생에 주목했다. 아무래도 광주민주화운동이 계엄 철폐와 민주정부 수립을 위한 시민에 의한, 시민들의 항쟁이었다는 사실에 방점을 찍은 탓이리라.

 광주를 소재로 한 영화가 또 나올까? 나온다면 이제는 광주민주화운동 영웅들의 이름을 누구나 선명하게 기억할 수 있도록 양지에 올려도 좋지 않을까? 시민군의 대변인 고 윤상원 열사, 상황실장 박남선씨, 진압군의 학살을 알리고 시민들의 동참을 호소했던 가두방송 요원 전옥주씨 등은 우리들이 기억해야 할 5.18 주역들이다. 명장을 통해 이들의 스토리가 재조명돼 광주의 진실이 더 넓게, 더 깊게 알려지길 기대한다.

 김종회<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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