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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 적폐, 사학법인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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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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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때는 교육문화의 도시로 불리던 전라북도의 이름이 더럽혀졌다.

 피해자가 천여 명에 이르는 성추행이 일어나도 쉬쉬했던 ㅂ여고, 약 4억 원의 인건비 횡령으로 교장이 구속된 ㄱ과학고, 위안부를 매춘부로 표현한 동영상의 감상문으로 직원을 채용하겠다는 ㄱ대학,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단란주점에서 1억 5천만 원을 쓰고, 17억 원이 넘는 회계부정을 일으킨 ㅂ대학, 교비 330억 원을 횡령한 이사장 덕분에 폐교 위기를 맞은 ㅅ대학.

 전라북도를 대한민국의 부끄러운 관심거리로 제공한 이들은 ‘헌신적인 교육기관’이 아니라 ‘탐욕스런 자본’의 모습을 보여준 사학법인들의 학교들이다.

 우리나라 사학은 왕조의 몰락과 일제의 강점 속에서, ‘교육을 통한 민족의 정체성 구축’이라는 사명을 실현하고자 했던, 민족주의적 계몽주의자들의 노력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그러나 1930년대 이후 일제의 민족주의적 성향이 있는 사학에 대한 탄압이 시작되었고, 학생들을 정신대와 학도병에 차출 독려하는 방식으로 일제에 적극적으로 협력하면서 이들 사학들은 대부분 해방 후까지 살아남았다.

 그리고 해방 이후, 1945년에 2800개였던 초등학교는 1955년 4,200개로 늘어났고 1945년 165개밖에 없었던 중고등학교는 1955년에 1,500개로 급증하게 되는데, 이는 이승만 정권이 친일파 지주들에게 “학교를 지으면 재산을 몰수하지 않겠다”는 제안에서부터 시작된 일이었다. 친일의 과정에서 형성된 ‘재산 보호와 이윤추구’를 갈망하던 친일 지주들의 이해를 충족시키는 방식으로 출발한 사학재단에게 대한민국의 교육 주도권을 고스란히 넘긴 것이 오늘날의 괴물 사학이 된 역사인 셈이다.

 이러한 사학재단들의 폐해를 사학법 개정으로 수술하려던 노무현의 참여정부는, 자신들의 100년 권력을 놓고 싶지 않았던 사학재단들과 그들의 이해와 공생하는 모든 보수 세력의 극렬한 저항을 받았고, 그 저항의 가장 앞에 섰던 이명박과 박근혜는 나란히 대한민국 대통령의 자리에 올랐다. 그들은 ‘친일로 일궈 온 100년의 기득권’을 지켜야 한다는 공통의 사명의식 속에서 한 덩어리를 이룬 것이다.

 그렇게 괴물이 되어버린 대한민국의 사학들 운영 실태는 매우 심각하다.

 학교의 운영비용은 국가가 부담하고, 운영은 자기들이 한다. 사립학교가 사학법인의 학교운영비로 운영될 것이라고 믿고 싶겠지만, 지금 대한민국의 사립학교 중에서 학교운영비 부담률 1%를 넘는 사학법인은 거의 없다. 심지어 당연히 내야 하는 ‘법정부담금’조차 내지 않는다. 대한민국 사학들의 법정부담금 납부 평균이 20% 수준이며, 전라북도는 2011년부터 4년 동안의 누적 부담금은 약 600억 원에 이르고 있다. 그 비용은 고스란히 국민들의 세금으로 쓰이는 것이다.

 그러나 사학법인은 학교의 운영과 인사, 재정에 관한 모든 권한을 갖고 있다.

 법적으로는 학사행정 권한을 교장에게 귀속시키고 있다 하나, 교장 임용권을 법인이 가지고 있고, 직원의 임용권 또한 법인이 가지는 상황에서 법인의 영향력이 분리될 수 없는 노릇이다. 그뿐만 아니라 사학법상 징계의결 요구권을 법인에게 주고 있어서, 법인 이사장이 징계를 요구하고 판결도 하고 있다. 법인의 영향을 받지 않는 교사가 한 명도 없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대목이다.

 이렇듯 1% 미만의 비용을 내고 100%의 권한을 행사하며, 겉으로는 교육을 드러내고 속으로는 세금 없이 돈을 챙기는 장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대를 이어 권한과 지위를 세습하면서 장사를 하는 셈이다. 이것이 지금 사학법인들의 민낯이다.

 이렇게 사학법이라는 악법의 철옹성 속에서 썩은 냄새가 진동하지만, 법의 한계로 인해 감사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구조다. 더군다나 권력 기득권층과 교육부로 이어지는 사학법인의 카르텔은 그들의 기득권을 지켜내기 위해 한 덩어리가 되어 저항을 계속하고 있다.

 지금 우리 사회에 만연한 적폐를 청산하기 위한 새 정부의 노력 속에서 얼마 전 문재인 정부의 교육부가 ‘사학법 개정’을 위한 노력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교육의 적폐인 사학법의 재개정은 마땅히 이뤄져야 한다. 그래서 우리 사회가 교육을 이윤 추구의 대상으로 전락시킨 비리집단에 맡겨서는 안 된다는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한다. 그것이 나라다운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첫 걸음이 될 것이라 믿는다.

 이해숙<전라북도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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