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덕철 복지부 차관 “기금운용본부 전문인력 양성 지원”
권덕철 복지부 차관 “기금운용본부 전문인력 양성 지원”
  • 청와대=소인섭 기자
  • 승인 2017.08.04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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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덕철(56·남원) 보건복지부 차관은 새 정부 이미지 판박이다. 소통에 능하고 권위적이지 않다. ‘털털한’ 정통관료라 부를 만 하다. 청와대가 “보건복지 현안에 대한 이해가 깊고, 현장 소통능력을 겸비한 기획통이다”고 했을 만큼 복지정책 전문성은 널리 알려져 있다. 새 정부 초기 장관이 없는 약 40일간 복지부를 무난히 통솔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비(非) 전주고’ 전북 주자인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복지부에서 ‘본받고 싶은 상사’로 꼽혀 온 권 차관을 지난달 27일 서울 충정로에 있는 국민연금관리공단 내 복지부 차관실에서 만나 기금운용본부 활성화와 지역 복지재정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새 정부 초대 복지부 차관으로 임하는 자세는 무엇인가.

 ▲사람중심, 소득주도 성장이라는 새 정부 국정 철학에 따라 보건복지부가 중추적인 역할을 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차관이라는 자리는 국민에게 최고의 봉사를 할 수 있도록 조직 내부의 역량을 키우고 잘 관리해 나가야 하는 자리라고 생각한다.
 

 -취임 일성은 국민의 건강과 행복한 삶을 지향하는 보건의료 R&D를 기반으로 한 ‘사람중심의 4차산업 혁명’이었다.

 ▲복지분야는 패러다임의 변화가 있을 것이다. 국민이 기본생활을 할 수 있게 소득을 보장하고 획기적으로 의료비를 경감해야 한다. 돌봄과 보건산업 등에서는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해 가계 가처분 소득을 증대시키고 소득주도 성장을 이루는데 핵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향후 100년은 복지와 경제가 조화를 이뤄 국가발전을 이끌어 나가는 시기가 될 것이다.
 

 -새 정부의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서 엿볼 수 있는 복지 대한민국의 요체는 무엇인가.

 ▲복지와 성장이 조화를 이루는 포용적 국가의 근간을 마련하는데 그 핵심이 있다. 포용적 복지는 궁극적으로 복지-일자리-경제가 선순환 하는 황금삼각형 실현과 소득주도 성장과도 맥을 같이한다.

 복지부의 핵심 역할은 모든 국민의 기본적인 삶 보장, 저출산 문제 해결, 돌봄 및 의료비 부담 경감, 질병과 감염병으로부터 안전한 사회 구현 등이다.
 

 -문재인 정부의 복지는 이전 정부와 비교하면 목표와 대상에서 어떤 차이가 있나.

 ▲최근 10년간 복지분야 예산이 많이 증가했지만 사각지대는 여전하다. 아동수당과 청년구직수당 도입 등 모든 국민이 기본적인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고 치매 국가책임제 등 돌봄 영역도 국가가 책임지게 되므로 복지의 대상층이 두터워졌다고 할 수 있다.

 
 -일자리가 제1 국정과제이고 사회서비스일자리는 복지부 역할이 중요하다고 본다. 특히 여성, 노인일자리 주무부처인데 새 정부에서 추진할 주요정책을 소개해달라.

 ▲영유아·치매노인 등의 사회적 돌봄체계를 강화하고 의료 취약지 지원 등 공공의료 기반을 확충해 양질의 사회서비스 일자리가 만들어지도록 할 계획이다.

 제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일자리와 노인장애인기초생활수급자 등 취약계층의 일자리도 계속해서 확대해 나갈 것이다. 일자리의 질을 높이고 요양보호사 등 사회서비스 분야 일자리도 창출하겠다.
 

 -최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출산과 양육에 대해 국가가 책임을 지고 성평등, 교육개혁 등을 함께 봐야 한다”고 발표했는데, 배경은 무엇인가.

 ▲인구절벽 위기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저출산 대책에 약 102조 원을 투자했지만 71%를 보육 인프라에 투자했다. 프랑스와 스웨덴의 보육비중은 각각 40%, 53%에 머문다. 일자리·주거·일 가정 양립 등 구조적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책을 제시했어야 했다.

 이제는 사람 투자에 대한 확고한 철학을 갖고 고용·주거·성 평등·일 가정 양립·교육 등 5대 분야를 중심으로 결혼·출산 친화적 구조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전북지역 의료·복지문제를 짚어 보자. 군산전북대병원 건립에 대해 어떤 시각이 있나.

 ▲복지부도 일정 수준의 입원진료가 취약한 지역에 거점 종합병원을 육성하는 정책을 검토하고 있다. 군산 지역에 대해 취약성과 의료수요가 어느 정도인지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전북대병원과도 협의하면서 추진할 예정이다.
 

 -기금운용본부가 전주로 이전됐지만 아직도 금융생태계까지는 갈 길이 멀다. 대선공약인 ‘제3금융중심지’는 기금운용본부를 중심으로 하는 활성화가 선결과제인데, 지역과의 상생구상과 전북도와의 협업계획도 밝혀달라.

 ▲지역의 기대가 크다고 들었다. 지난 4월 전주시-전북도-국민연금공단-전북대학교가 금융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MOU를 체결한 것으로 알고 있다. 기금운용본부와 여러 금융기관에 필요한 전문인력을 지역에서 길러내는 이러한 노력이 상생의 발걸음이라 생각하며 복지부도 최대한 노력하겠다.

 
 -복지재정 수혜가 해마다 늘면서 전북처럼 재정이 열악한 지역은 다른 분야에 투자하기가 힘들다.

 ▲2015년 7월 ‘사회보장급여의 이용·제공 및 수급권자 발굴에 관한 법률’이 제정·시행됨에 따라 지자체간 사회보장의 수준 차이를 최소화해서 균형발전을 도모해 나가고자 한다. 예를 들면 영구 임대주택단지와 저소득층 밀집 거주지 또는 보건·복지·고용·주거·문화 등 특정 분야가 취약한 곳을 사회보장 특별지원구역으로 선정해 지원할 예정이다.

 지방자치단체간 사회보장의 불균형 정도를 측정할 수 있는 지표(지수)를 개발해 취약한 곳을 지원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겠다.
 

 -복지분야는 주요 정책별 수혜 범위를 알 수 없고 중복수혜를 거르기도 어렵다고 한다. 빅데이터나 관련통계 구축을 통해 이런 근본적인 과제를 풀어나갈 계획은 없나.

 ▲지자체 사회복지 전담공무원 확충과 연계해 빅데이터를 활용해서 복지 사각지대를 발굴할 것이다. 그래서 위기에 처한 국민에게 먼저 찾아가는 복지를 실현하고자 한다.

 또 사회보장정보시스템과 다른 시스템 간 정보 연계를 확대해 부정수급·중복지급이 사전에 차단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지자체 재정을 고려한 국고 보조가 필요하다.

 ▲지자체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생각하면, 일단 복지는 돈이 수반되는데 지자체 재정을 감안해서 정부의 국고 보조가 같이 들어가면 좋을 것으로 생각한다. 다행히 지방분권을 연방제 수준으로 한다고 했으니까, 큰 틀에서 검토될 것 같다. 서울·경기 등 재정력 좋은 곳과 달리 지방재정 차등지원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도시엔 아파트단지마다 어린이 케어 시설이 있지만 노인인구가 많은 농촌엔 경로당이 고작이다.

 ▲치매 국가책임제가 추진되면서 보건소에 치매안심센터가 설치된다. 1차의료기관의 역할과 기능이 검토돼야 할 시점인데 치매센터와 연계방안, 만성질환관리 방안 등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복지사업은 자치단체장의 마인드가 중요하다.
 

 -요즘 전북지역 단체장들의 방문이 잦다고 들었다.

 ▲기조실장·정책실장때보다 단체장들이 많이 찾는다. (지역출신 차관에 대한)기대감이 커져서다. 하지만 기초생활 보장을 제외하면 시설투자가 따르는 복지사업은 대응투자를 해야 하기 때문에 빠듯한 지역살림을 생각하면 아쉽기만 하다. 순창 건강장수사업과 남원 화장품사업이 순조롭다.
 

 ◆취재 후

 권 차관은 ‘차관은 기관의 어머니 역할을 한다’는(또는 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그래서 SNS 소통에 공을 들인다. 반응 속도도 매우 빠르다. 혹자가 “차관이 스마트폰만 쥐고 있나”라고 할지라도 그의 방식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필요하니까 했을 것 아니냐, 그러니 즉답해 줘야 한다”는 식이다. 메르스 사태 때 매일 언론 브리핑을 하며 전국에 얼굴을 알린 당시 총괄반장이던 권 차관은 단체 SNS를 통해 적절히 대응을 해 직원들로 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권 차관은 전라고(9회)와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졸업했고 독일 슈파이어행정대학원서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김대중 대통령 시절 비서실 행정관을 지냈고 복지정책관과 보건의료정책관·보건의료정책실장 등 요직을 거쳤다. 전라고 출신 가운데 첫 행시(31회), 첫 차관이다. 이번 내부 승진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어서 축하가 많았다. 격식을 따지지 않아 비서관조차 잘 부르지 않는다. 충분히 들은 뒤 문제 해결에 나선다. 큰 소리도 잘 안낸다. 그래서 직원들의 롤모델이다.

 남원 상설시장에 ‘남원소리사 장남 복지부 차관 임명’이란 플래카드가 걸렸다. 광한루원 후원에 있다가 지금의 상설시장으로 옮겨진 남원소리사는 부친 권정수 씨의 반세기도 더 된 ‘전파사’다.

 권 차관은 3시간 대 마라톤과 25년 테니스가 그의 건강 비결이다. 부인 이연지씨와 사이에 대학생인 딸 둘을 뒀다.

청와대=소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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