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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안에 적기법은 없는가? (거꾸로 가는 역사②)
소성모 농협은행 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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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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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기법 이라고 하면 레드콤플렉스가 있으신 분은 민감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그럴 필요는 없다. 적기법은 기관차량조례(Locomotive Act), 또는 적기조례(Red flag Act)라고도 하며 1차 산업혁명의 시기가 마무리될 무렵인 19C 말 영국에서 시행된 법률이다.

 그 내용의 전개 과정은 이렇다.

 ▲The Locomotives on highways Act(1861년 제정)

- 차량의 중량은 12톤으로 제한한다. - 교외에서는 10mph(16km/h), 시가지에서는 5mph(8km/h)까지 속도를 제한한다.

▲The Locomotives Act(1865년 개정)

 - 교외에서는 4mph(6km/h), 시가지에서는 2mph(3km/h)까지 속도제한을 정한다. - 자동차는 운전수, 기관원, 붉은 기를 들고 차량의 60야드 전방에서 걷는사람, 3명을 운용하여야 한다. 붉은 기를 가진 사람은 걷는 속도를 지키고 기수나 말에게 자동차의 접근을 예고한다.(Red Flag Act 조항)

▲Highways and Locomotives Act (1878년 개정)

- 붉은 깃발의 필요성을 제거 - 전방보행 요원의 거리를 20야드(18m)로 단축 - 말들은 우연히 만나면 차량은 정지해야 한다. - 차량이 말을 놀라게 하거나 연기나 증기를 내는 것은 금한다.

▲1896년 폐지

 이처럼 적기법의 조항들은 그 당시 1차 산업혁명으로 혁신적으로 발달 중이던 도로 운송 수단인 증기차의 속도를 기존 교통수단인 마차의 속도를 넘지 못하도록 제한해 버린 것이다. 자동차 속도를 마차 속도로 법에 의해서 규제해 버리다니, 참 우스운 이야기다.

 왜 그랬을까? 당시 런던시내의 마차를 운영하던 마차주들이 지주들로서 의원이었고 이들이 그러한 법률을 제정한 것이다.

  이렇듯 시대의 조류에 역행하는 반동적인 조항이 영국의 자동차산업을 고사시켰고, 이때부터(1800년대 이후) 자동차 산업의 주도권은 독일과 프랑스, 그리고 미국으로 넘어갔으며 그러한 현상이 오늘날까지 계속되어 사실 영국은 제조업이 없는 금융·보험 등 서비스 산업 위주로 약간은 기형적인 산업구조로 되어 있다.

 그리고 영국인들은 이러한 현상을 탈산업화에 의한 후기 산업사회 또는 산업구조의 선진화라고 말한다. 과연 그럴까?

 요즈음, 우리는 아직은 아니지만, 다가올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하여 엄청난 노력과 투자를 계획하고 또는 실행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4차 산업혁명은 탈규제화, 산업간의 융합, 학문간의 연계 등 초연결, 초융합 사회를 지향하면서 그 기반은 지능화 사회를 염두에 두고 있다. 그런데 지금과 같은 칸막이 규제, 정부의 방침에 따른 지도, 지원 등 융합과 연계가 그 기본인 디지털 혁명 사회에 전혀 맞지 않는 규제 일별도의 제도와 정책이 사회 전반을 지배하는 분위기에서 과연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갖추고 다양한 소비자층의 세계시장에 도전할 수 있을까?

 예를 들면 이렇다.

 4차 산업혁명의 전제조건은 원활한 데이터 수집(IoT)과 클라우드 방식의 빅테이터 구축, 그리고 그 데이터를 인공지능과 융합하여 모든 분야에서 혁신들을 이어 가고 서비스의 부가가치를 높여야 하는 것인데,

 첫째, 데이터 수집(IoT)은 ‘신용정보와 이용과 보호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수집후 활용이 어렵고, 둘째, 클라우드는 ‘정보통신망법’과 ‘위치정보법’에 의해 자유로운 접근이 불가능하며, 셋째, 인공지능은 IoT 와 클라우드가 작통되지 않으면, 그 존재가 무의미하고 유용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더 구체적으로 실생활에 예를 들면, 사람의 생명과 건강을 다루는 헬스 케어 분야에서 개인의 건강분야 데이터가 의료기관마다 공유 되지 않아 동일 질병에 대한 동일한 기초검사가 반복되어 그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시키고, IBM AI인 지능로봇 왓슨에 의한 원격 진료가 불가능하여, 몸이 불편한 환자가 반드시 병원에 방문하여 진료를 받아야 하는 구태의연한 아날로그 방식의 진단과 처치로는 디지털방식의 선진 맞춤형 건강관리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1, 2, 3차 산업혁명은 결과를 보고 정의를 내린 것이지만, 또 4차 산업혁명은 아직 현실화 되지 않은, 10~20년 후의 산업사회의 미래의 모습을 예견하고 진단하여 미리미리 준비하자는 것이 우리 사회의 트렌드라고 말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 우선 우리 사회의 규제와 걸림돌을 걷어내어 학문간 산업간에 자유롭게 융합되고 연결되어 사람들의 생활을 개선하고, 생명과 가치를 더욱 소중하게 지키도록 우리사회 안에 적기법이 없는가? 다시 한번 살펴볼 때다.

 일찍 일어난 새가 일찍 먹이를 발견하는 것이 진리이기 때문에….

 소성모<농협은행 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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