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이 떨어질까봐” 묻지마 범죄 감춰
“집값이 떨어질까봐” 묻지마 범죄 감춰
  • 김기주 기자
  • 승인 2017.07.20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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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묻지마 폭행’이 일어난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의 안일한 태도가 빈축을 사고 있다.

 19일 전주시 한 아파트 단지 내에서 묻지마 폭행이 발생한 것과 관련, ‘왜 알리지 않느냐?’라는 주민들 항의에 “집값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어처구니 없는 변명을 늘어놓은 것.

 20일 전주완산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 30분께 전주시 서신동 한 아파트 단지 내에서 30대로 추정되는 남성이 둔기로 A(49) 씨의 머리와 가슴을 때리고 도주한 사건이 발생했다. A 씨는 얼굴과 가슴을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실을 뒤늦게 안 아파트 주민들은 불안감에 “왜 알리지 않았느냐”며 관리 사무소 측에 항의했다.

 해당 아파트에 거주하는 B(47) 씨는 “전날 밤부터 경찰차가 아파트 단지에 수시로 돌아다녀 불안한 마음에 관리소에 전화했지만, 범죄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전혀 알려주지 않았다”며 “범인이 다시 찾아와 범죄를 일으키면 누가 책임질 것이냐? 아무런 설명도 없이 주민에게 감추는데 만 급급한 행태가 도무지 이해가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B 씨는 “범죄 예방 차원에서라도 이 사실을 입주민들에게 알렸어야 할 관리사무소 측에서는 갖가지 변명을 늘어만 놓다가 심지어 ‘집값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대답까지 들어야 했다”고 분개했다.

 관리사무소 측은 입주민 항의에 다소 안일했다는 반응이다.

 사무소 관계자는 “입주자 대표들과 상의를 가진 후 사건을 밝히지 말자는 결정에 따른 것”이라며 “처음 겪는 일이다 보니 다소 안일한 대처였다. 오늘 밤에라도 게시판과 단지 내 방송을 통해 주민들이 또 다른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해당 아파트 단지 안 폐쇄회로(CC)TV를 분석하고 목격자를 찾는 등 범인을 잡기 위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김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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