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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고 있는 조류독감 바이러스
장선일 전주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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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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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에는 개도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라는 말이 무색하게 본격적인 여름인데도 조류인플루엔자인 AI가 종식되지 않고 번지고 있어 소중한 농산자원인 가금류가 곳곳에서 살처분되고 있다. 이와 관련된 농가는 물론 우리의 주요 식품원료의 수급과 더불어 인체에 대한 안전성이 문제가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03년도부터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AI로 인해 살처분된 가금류는 6,000만 마리를 넘고 있다. 특히 지난해 206년도에는 3,000만 마리 이상이 살처분되는 사상 최악의 사태가 있었다. 이러한 가금류의 AI 문제는 우리만이 아닌 전 세계적인 문제라 볼 수 있다. 하지만, 일본을 비롯한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에서 AI를 다루는 방식은 참으로 후진국 수준이라 아니할 수 없기에 그 대책마련이 시급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AI는 유전정보가 RNA형으로 철새, 닭, 오리 등 조류에 감염되는 바이러스로 전파속도가 빠르고, 사람에게 감염될 수 있는 인수공통(人獸共通) 감염병으로 전염속도와 폐사율에 따라 고병원성(HPAI)와 저병원성(LPAI)으로 구분된다. AI 바이러스는 혈청형에 따라 HA형과 NA형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HA형 15종과 NA형 9종임을 감안할 때 이론적으로 135종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HA형과 NA형 바이러스는 저병원성이지만, 이들이 가금류에 감염되면 변이를 일으켜 고병원성으로 전환되어 폐사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매우 치명적이라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바이러스는 DNA형과 RNA형으로 구분되는데, DNA형은 숙주에 감염되었을 때 변이 정도가 낮아 백신으로 잘 예방할 수 있는 데 비해서 RNA형은 변이가 매우 높아 백신개발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1980년대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한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로 원인병원체가 RNA형 HIV로 인체에 감염되면 변이를 거듭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완전한 백신이 개발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2016년 OIE 보고에 따르면, 2015년과 2016년 2년 동안 AI 발생은 총 39개 국가에서 2,074건이 발생하였다. 2008년부터 2016년까지 9년 동안 해외 AI 인체감염 해외 현황을 보면, H5N1 바이러스 감염자는 총 854명 중 사망자는 450명으로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 등 16개국에 이르고, H7N9 바이러스 감염은 4개국에서 793명이었고, 2014년 이후 중국, 대만, 말레이시아 및 캐나다 등 4개국에서 새로운 형태의 H5N6 바이러스 감영이 중국에서 16명 중 10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있어 유행할 가능성에 대해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1900년대 초에 스페인독감(H1N1)은 당시 세계인구의 30%인 5억명을 감염시키고 5,00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문제는 스페인독감의 치사율이 10%인데 비해서 최근 AI에 감염된 가금류에서 발견된 H5N1의 치사율은 이보다 훨씬 높은 60%로 알려졌다. 다행히도 H5N1 바이러스는 전염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이 바이러스가 전염성이 높은 신종플루와 만나 결합하여 새로운 형태로 진화한다면, 높은 전염성과 치명적인 독성을 함께 갖는 괴물 바이러스가 탄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AI 바이러스는 철새로부터 감염된 H5N8형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이와 다른 H5N1과 H5N6 등이 감염된 가금류의 혈청에서 발견되어 현재 우리나라에 AI 바이러스 감염 병원체 종류는 최소 2~3종 이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H5N1형과 H5N6형 바이러스는 가금류뿐만 아니라 인체에 감염될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주의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그런데 우리의 AI에 대한 방역체계는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는 실정이다. 턱없이 부족한 공무원과 전문인력으로 시도 때도 없이 살처분 현장을 누비다 보니 과로에 지쳐 일을 그만두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고, 이를 보충하고자 여러 차례 수의사를 공모하였지만 지원자가 없어 급기야 공중수의사를 위촉하여 AI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이 우리지역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국적인 현상이라는 점이다. 이제라도 정부는 체계적인 방역체계와 더불어 AI를 종식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의 개발과 더불어 인체에 감염되는 일이 없도록 AI발병기전과 전염경로를 철저히 파악하고 이에 대한 새로운 백신과 약물개발에 필요한 재원과 전문인력을 확보해야만 한다.

 이동하는 철새의 유입을 막을 수는 없지만, 국가재난사태 수준에서 정부는 연구소, 병원, 보건소, 약국 등 사회 보건기구를 총 가동하고 행정적 조치에 필요한 사회 안전망을 가동하여 좀 더 구체적이고 실효성있는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보존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그리고 정부는 인류역사에서 알 수 있듯이 인체에 치명적인 감염성 질환은 일정한 시간을 두고 다시 발생한다는 점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 될 것이기에 상시 방역체계를 가동해 이 난국을 슬기롭게 극복해야만 할 것이다.

 장선일<전주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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