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호국보훈의 달, 출판계도 관련서적 봇물
6월 호국보훈의 달, 출판계도 관련서적 봇물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7.06.14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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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민주항쟁 30주년을 맞아 더욱 특별한 호국보훈의 달이다.

 출판계에서도 6월항쟁의 의미를 짚는 한편, 민족의 뼈아픈 역사를 직시하고 돌아보는 서적들의 출간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먼저, 6월민주항쟁 30년사업 추진위원회가 펴낸 ‘6월항쟁 서른 즈음에(도서출판 은빛·1만6,000원)’는 당시의 경험담을 되살리는 이야기 모음집으로 눈에 띤다.

 박원순 서울시장, 원희룡 제주지사를 비롯해 45명의 구술자와 필자가 6월항쟁에 대한 경험담을 풀고, 6월항쟁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자신의 삶에 남긴 영향을 기록했다. 정치인과 언론인, 학생, 시민운동 경험자 등은 물론 배우 권해요와 박철민, 문예인들도 자신의 경험을 진솔하게 기록하고, 구술했다. 총 3부로 나뉜 책에서는 6월민주항쟁을 이해하고, 당시의 사회상을 살필 수 있는 만화와 에피소드도 담겨있어 이해하기 쉽다.

 김종엽 한신대 사회학과 교수가 쓴 ‘분단체제와 87년체제(창비·2만5,000원)’는 두 가지 체제이론의 현재적 의의를 되짚고 현실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를 꼼꼼히 모색한 연구서다.

 분단체제론은 백낙청이 제기한 이론으로, 6.25 이후 70여년간 남북의 각기 다른 체제가 어떻게 분단현실을 재생산해왔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떤 정치적 실험이 필요한지를 살피는 담론이다.

 그런가 하면, 이른바 ‘흔들리는 분단체제’아래에서 등장한 87체제라는 개념은 그 뒤 30여년간 특히 한국 정당정치를 비롯한 실질적 민주주의 성취의 향방을 좌우해왔다.

 이와 관련해 김 교수는 87체제 아래서 이뤄진 최량의 정치적 성과 중 하나로 ‘2017 촛불혁명’을 꼽았다. 그는 “촛불혁명은 87년체제의 극복이 아니라 그것을 수호한 보수적 혁명이고 그런 의미에서 이 혁명은 6월항쟁의 사후 완성”이라는 평을 내놓는다.

 그런가 하면, 한국전쟁 전후 ‘수복지구’의 체제 변동을 강원도 인제지역의 사례를 중심으로 아주 생생하고도 체계적으로 그려낸 책도 있다.

 한국전쟁 전후의 현대사를 연구해온 한모니까 박사가 펴낸 ‘한국전쟁과 수복지구(푸른역사·3만5,000원)’다.

 저자는 수복지구 인제군이라는 하나의 지방사회를 중심으로, 시기적으로는 일제 말부터 수복시기까지, 지역적으로는 남과 북을 중층적으로 아우르는 역사를 서술한다. 각 시기마다 경제적 토지소유관계, 정치적 권력구조, 국가구성원으로서의 정체성 변화 등을 추적한다. 수복지구 주민이 겪은 경험에 대한 인식이 확산된다면, 슬기롭게 미래를 대처하는 하나의 길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또 다른 각도에서 역사를 읽는 눈도 특별할 수 있다.

 시인 김남주의 세계관을 드러내는 평전이자 철학적 전기로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이번에 개정신판으로 재출간된 ‘김남주 평전(시대의창·1만8,500원)’이 그 것.

 책은 단순히 독재정권에 저항한 혁명가의 삶을 그린 것이 아니라 1970~80년대를 통틀어서 온몸으로 치열하게 저항하다 스러져간 전사 김남주의 사상적, 정치적, 철학적 이데올로기를 담고 있다. 옥중에서도 저항을 멈추지 않으며 한 편의 글이 독재정권의 칼보다 무섭다는 것을 보여준 김남주. 대한민국 사회의 투쟁의 역사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으나, 그의 말마따나 “불씨 하나가 광야를 태울”날이 머지 않았음을 느끼게 될 터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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