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하니 나라가 나라답네
소통하니 나라가 나라답네
  • 장선일
  • 승인 2017.05.24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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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5월 23일, 엊그제는 참으로 잊을 수 없는 날이었다. 공교롭게도 오전에는 행복시대를 열겠다고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대통령으로서 당선되어 임기를 수행하던 중 비선실세와 함께 행해진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첫 재판이 열렸고, 오후에는 정의롭고 서민이 행복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동분서주한 고 노대통령 8주기 추모행사가 열렸다.

 수십 가지가 넘는 죄목으로 탄핵된 전직 대통령은 40년지기 국정농단의 주범과 함께 법정에 서는 기구한 운명의 날을 맞이하여 모든 혐의를 부정하면서 진실한 반성과 사과 없이 초라한 모습으로 서로 외면하면서 기나긴 법정 여정에 들어섰다.

 반면, 역대 대통령 중 가장 순수하고 서민적이었던 고 노대통령이 서거한 지 8주년을 맞이하여 추모행사가 5만명이 넘는 인파 속에서 담담하게 거행되었다. 고 노대통령은 재임기간중 여러 가지 관행적으로 이어온 적패를 청산하고 정의롭고 편중되지 않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 지역균형발전에 온 힘을 쏟아 부었지만, 선거에 개입했다는 이유로 탄핵당할 뻔했고, 우여곡절 속에서도 임기를 마치고 한적한 마을에서 소박하게 살다가 불현듯 검찰 수사 속에서 부엉이 바위가 불러 운명을 맞이한 대통령으로 우리에게 기억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개인자격으로 노 전 대통령의 추모식에 참석하여 만감이 교차한 가운데 30년지기 노무현을 담담하게 마주하고 정의롭고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어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고 다짐하면서 추도인사를 하였다. 참으로 대조적인 날이 아닐 수 없었다.

 지난해 가냘픈 촛불이 거대한 횃불로 변하면서 가져다준 선물로 대통령이 된 문 대통령 며칠간의 행보를 보면, 그동안 불통의 장막을 걷어내기 위해서 소통이라는 크나큰 선물을 우리에게 주고 있어 지친 우리를 기쁘게 하고 있다.

 필자는 대통령이 되는 가장 핵심적인 요건이 국민과 잘 소통하는 것이라 대선 전에 피력한 바 있다. 대선 전부터 좌파니, 종북이니 온갖 용어들이 난무하면서 일부 우파들이 우려했던 정권이 들어섰다. 당선인이라는 신분 없이 즉시 대통령이 된 문 대통령은 국민에게 주요사안은 직접 언론에 브리핑하고, 광화문광장에서 국민과 대토론회를 하고, 제왕적 대통령의 권력을 최대한 나누며, 국민과 소통하겠다고 선서하면서 곧바로 대통령 직무에 들어갔다.

 이러한 다짐과 함께 높은 곳이 아닌 낮은 곳에서 국민과 소통하면서 일부 우려했던 패권주의적 인선이 아닌 상식이 통할 수 있는 소통의 인선을 하면서 국민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 즉, 이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제까지 관행으로 여겨졌던 제식구들의 등용이 아닌 국민과 소통할 수 있는 인선이라는 점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문 대통령은 고 노대통령의 추도식에서 성공한 대통령이 되어 임기를 마치고 다시 추도식에 참석하겠다고 약속했다. 나라를 나라답게 만들어 역사에 길이 남을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 위한 길은 매우 험난할 것이다.

 먼저, 국민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잘 아는 인재를 고루 등용할 수 있는 인사 대탕평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선정된 인사들은 대체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일부 지역에 편중되었다는 뒷말이 있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을 반드시 되새겨 인재를 고루 등용하길 바란다.

 다음은 주변의 강대국 속에서 벌어지는 매우 불안정한 국제정세를 올바르게 파악하여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여 추락한 대한민국의 위상을 드높일 수 있는데 힘을 쏟아야 한다. 경쟁구도가 심화하고 있는 글로벌사회에서 국민이 편안하고 잘 살 수 있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튼튼한 자강안보가 중요한 것이라는 점을 잘 인식하고 필요한 일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더불어 우리 청년들의 희망을 꺾는 금수저니 흙수저니라는 말이 사라질 수 있도록 부의 대물림을 없애고 고루 나눌 수 있는 경제민주주의가 실현될 수 있도록 경제정책을 마련하고 실행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그동안 철저하게 소외받고, 역차별받아온 지역의 현안을 살피고 무엇이 우선적으로 필요한지 철저히 파악하여 지역의 숙원사업을 적극 추진해야만 한다. 지역균형이 아닌 편중된 발전은 해악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인수위원회 역할을 하는 국정기획위가 가동될 것이다. 문 대통령이 대선과정에서 201개의 공약사안을 100개로 축약될 것이라는 보도가 있다. 여기에 5개년 동안 이루어질 4대 비전, 12개 약속도 심도 있게 논의되어 다시는 지역이 소외되고 역차별받는 일이 없게 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순간이 아닌 지속적으로 소박하게 소통을 하면서 상식이 통하고 서민이 잘살 수 있는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 성공하는 대통령이 꼭 되길 기원한다.

 장선일<전주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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