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도시가 자생력을 갖고 활발하게 굴러가려면 인구 100만명을 필요로 한다. 지난해 인구 100만명을 돌파한 경기도 고양시가 대표적인 사례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허허벌판이었던 일산 킨텍스 주변은 상전벽해 그 자체다. 지금은 공터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민간투자에 의한 각종 생활 편의시설로 가득하다. 인구 100만명의 효과다.
전북은 과연 인구 100만명 이상의 공동경제권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이 바로 KTX혁신역사 신설이라고 전북 정치권은 강하게 주장한다. 전주시와 김제시, 익산시, 군산시, 완주군에 거주하는 주민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유일한 경제적 대안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전주시의 인구 65만명으로는 자체 소비시장을 형성하기 어렵다는 현실론이 뒷받침한다.
KTX혁신역사 건립엔 큰돈이 들지 않는다. 건립비 400억원과 철도 교통신호체계 변경 400억원 등 총 800억원가량의국비만 투자하면 가능하다. 혁신도시를 낀 김제지역에 간이역 형식의 혁신역사를 신설하면 주변인구까지 100만명 이상의 공동경제권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란 계산에서 비용대비 효과(BC) 분석도 뛰어날 것이란 지적이다.
물론 익산역이 활성화의 길목에 있는 상태에서 김제역을 신설하면 저속철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수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간이 정차역은 승객 수요에 따라 KTX를 익산역과 교차 정차토록 하면 효율화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서울 수서역에서 출발하는 SRT 열차도 이와 마찬가지로 운영하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익산 KTX역이 운영되고 있어 가까운 거리에 새로운 KTX 혁신역사를 만드는 데 익산시민들의 반발이 있을 수 있다”며 “하지만, 익산을 공동경제권으로 묶어 개발한다면 상생의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북도 산하 공공기관의 익산 이전 등 다른 혜택을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만하다는 주장이다.
KTX혁신역사를 설치할 경우 전북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하는 농생명 메카 구상과 연기금 허브 플랜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혁신도시 12개 기관 직원만 5천명에 육박하고, 각종 방문객까지 포함하면 엄청난 집객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수도권과 전북 혁신도시를 묶는 신속한 교통수단을 마련해야 할 것이란 주장이다.
이 경우 새만금에 들어설 국제공항과 연계할 수 있어 전북이 미래로 나가는 새로운 창구 역할을 할 것이란 주장이다. 경제계의 한 관계자는 “고양시의 사례와 같이, 인구 100만 이상의 경제생활권이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조성된다면 자체 소비시장이 활성화되고 국내외 자본 투자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며 “대선 후보들이 KTX 혁신역사 신설을 적극 검토해 볼만 하다”고 주장했다.
박기홍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