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쓰레기 불법투기, 버려진 양심
대학가 쓰레기 불법투기, 버려진 양심
  • 이정민 기자
  • 승인 2017.04.23 15: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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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전주의 한 대학가 원룸촌 일대에 쓰레기 종량제 봉투가 아닌 일반 봉투에 쓰레기가 버려져 있어 도시의 미관을 해치고 있다./김얼기자

 대학가 일대가 쓰레기 불법투기로 학생들의 비양심 행위가 도를 넘고 있다.

 대학가 인근의 원룸 밀집지역에는 담벼락과 전봇대 등에 불법투기는 물론 쓰레기 종량제봉투를 사용하지 않아 쓰레기를 수거하는데도 애를 먹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를 해결하고자 각 구청 단속반과 대학가 주변 상인회까지 나섰지만, 그때뿐이라는 반응이다.

 22일 전주시 덕진동과 금암동 일대의 원룸촌에는 각종 쓰레기와 먹다 남은 음식물들이 너저분하게 널려 있었다.

 매년 대학생들의 비양심 행위의 반복으로 전주시에서는 ‘쓰레기 종량제봉투를 사용합시다’고 적힌 현수막이 골목 곳곳마다 게재했다. 하지만, 음식물 찌꺼기가 가득 담긴 봉투부터 술병, 페트병, 담뱃갑, 통조림, 화장품 등 여러 생활 쓰레기가 재활용, 소각용 구분도 없이 일반 봉투에 담겨 악취까지 풍겼다.

 곳곳을 돌아다녀 보니 단속 현수막을 비웃기라도 하듯 종량제 봉투가 아닌 일반봉지에 담긴 쓰레기들이 상당수 차지하고 있었다.

 무단투기를 해도 쓰레기 종량제 봉투로 버려진 쓰레기 더미들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종량제 봉투가 아닌 편의점 봉투 등 일반 봉투에 쓰레기를 담아 그대로 버리는 행위가 관례처럼 자행되고 있다.

 인근주민 박모(52·여) 씨는 “학생들이 쓰레기 분리수거와 종량제 봉투 사용에 대한 개념이 없는 것 같다”며 “지성의 상아탑에서 지식을 쌓는다는데 이런 모습들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고 씁쓸해했다.

 덕진구청 관계자도 주 1회에 걸쳐 집중 단속을 하고 있지만, 단속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적은 인력으로 24시간 상주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학생들도 단속에 걸릴 것을 대비해 집 주소 등이 적힌 영수증만 쏙 뺀 채 투기를 일삼고 있다는 것.

 덕진구청 관계자는 “예전만 해도 일반 봉투를 뒤지면 영수증 등으로 불법 투기자를 잡아내곤 했지만 대부분 대학생이다 보니 과태료 부과보다는 주로 계도와 경고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며 “최근에는 봉투에 영수증을 버리는 일이 없어 찾기도 쉽지 않아 미화원이 그냥 치우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매년 불법 투기 문제가 반복되는 것은 지자체의 강력한 단속이 뒷받침되지 않아서라는 의견도 있다.

 불법 투기를 집중 단속하겠다고 적힌 현수막에도 3월 1일부터 집중단속에 들어간다고 명시됐지만, 과태료 부과는 여태까지 없다. 또, 실제 구청별로 현장을 돌며 쓰레기 투기를 단속하는 인원은 고작 2~3명이 전부다. 이렇다 보니 학생들의 불법 투기에 대한 단속이 발맞춰 따라가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전주시 관계자는 “대학 원룸촌에 불법 쓰레기 투기가 비교적 많아 대학 학생회 측에 불법 쓰레기 투기 협조 공문까지 보내고 있다”며 “시민 여러분의 협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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