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맞이 안전한 산행 되세요
봄맞이 안전한 산행 되세요
  • 백성기
  • 승인 2017.03.30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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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낮이 길어지기 시작하는 24절기 중 춘분(春分)이 지나고 제법 햇볕이 따뜻해지면서 산행에 나서는 등산객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등산은 불규칙한 걸음걸이를 통해 평소 잘 사용하지 않는 근육을 쓸 수 있게 하고, 근력이나 지구력, 심폐력 등을 강화시켜 주는 효과가 있고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지 않아 젊은 사람들부터 중장년층까지 모든 사람들이 즐기고 있는 대표적인 여가활동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봄철 산행에 나서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만큼 산악사고도 증가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안전산행에 각별한 주의해야 한다.

 최근 3년간 도내에서 발생한 산악사고 현황을 살펴본 결과 총 1,500여건의 출동 중 봄철에 370여건으로 봄철 산악사고가 약 24%가량을 차지했다.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는 조난 사고가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으며, 그다음으로는 실족에 의한 추락사고와 개인 질환에 의한 사고 순으로 나타났다.

이달 초 완주군 대둔산 용문골에서도 한 50대 여성이 발을 헛디뎌 암벽 5m아래로 추락하는 사고로 허리에 부상을 입어 소방 헬기로 안전하게 구조된 바 있다. 또한 진안 구봉산 인근에서도 산악회 단체 산행을 나온 60대 여성이 실족해 낙상한 사고로 좌측 팔이 골절되는 부상을 입기도 했다.

이처럼 봄철 산행은 겨우내 바위틈 사이에 얼어있던 물이 녹으면서 생기는 낙석 사고부터, 완전히 녹지 않은 얼음을 밟고 미끄러져 넘어지는 사고까지 사고 유형이 다양하다. 게다가 요즘 유명 명소나 산행 중 경치가 좋은 곳을 찾아 인증샷 남기는 것이 목적인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로 인해 좋은 사진 한 장 건지려고 절벽 바위를 오르거나 사고 위험지역에 들어가서 ‘인생 샷’을 찍으려다가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도 늘어나고 있다.

또한 선선한 바람에 거나하게 취한 상태로 음주 산행하는 모습도 줄지 않고 있으며 간혹 산속에서 취사를 하는 사람도 눈에 띄고 있다. 이렇게 설마 하는 안일한 생각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며 안전사고 예방은 본인의 실천으로 완성될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안전한 등산을 즐기려고 산에 오르기 전에 근육이 이완되도록 충분히 준비운동을 한 후에 산에 오르는 것이 중요하다. 이달 말에도 전주 모악산 인근에서 산행 중에 근육 경련이 일어난 환자를 119구조대원이 안전하게 구조한 사례가 있었다. 반드시 몸을 풀고 산행에 나서야 하며 체력의 30%는 비축한다는 자세로 천천히 걷는 것이 좋다. 또한 경사가 급할수록 보폭을 좁게 하여 걸을 땐 등산화 바닥 전체가 지면에 닿도록 걸어야 한다.

아울러 조난 사고에 대비해 반드시 정해진 탐방로로 산행해야 하며 봄철 일교차가 큰 만큼 여벌옷을 지참하고 해지기 전 한두 시간 전에는 산행을 마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소방본부에서는 도내 모악산을 비롯한 몇몇 구간에 경미한 부상 때 사용할 수 있도록 구조구급함을 설치하였다. 구조구급함 안에는 상처에 바르는 연고나 밴드, 붕대 등이 들어 있으며 필요 시 119로 신고해 자물쇠의 비밀번호를 듣고 사용하면 된다.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사고 앞에서는 내가 등산을 얼마나 많이 해봤고, 산을 얼마나 잘 타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사고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으며 만일에 사고에 대비해 항상 안전에 대해 체크하는 습관이 필요할 것이다.

백성기<전북소방본부 구조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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