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쟁이 농업인 시대’
‘월급쟁이 농업인 시대’
  • 김우식
  • 승인 2017.03.09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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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물이 생동하는 새봄이 활짝 기지개를 켜고 있다.

 ‘입춘대길(立春)’ 봄 타령이 엊그제 같은데 대동강 얼음이 풀린다는 우수(雨水)를 지나 개구리도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驚蟄)이다.

봄이 오는 소리가 들려오는 이맘때가 되면 농부들은 겨우내 묵혔던 논을 갈아엎고 삽과 괭이 등 농기구를 손질하는 등 본격적인 영농을 준비하는 시기이다.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 옛말이 된 지 오래지만 농업은 전통적으로 산업의 기본이었고, 어쩌면 미래 역시 농자천하지대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농업이 시대에 따라 변천에 변천을 거듭하고, 이제는 ‘월급쟁이 농업인’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해 미래 농촌을 변화시킬 새로운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아니 어쩌면 미래 농업인들은 사업형 농업인과 급여형 농업인으로 이분 되거나, 혹은 급여형 농업인인 월급쟁이 농업인 시대가 다수를 차지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 효시(嚆矢)가 로컬푸드 1번지로 꼽히는 전북 완주군을 사례로 들 수 있다.

완주군은 8,800여 농가 중 800여 농가가 이 사업에 참여해 농업인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직접 유통매장인 ‘로컬푸드’에 출하하고 매주 자기 주머니에 급여가 탁탁 꽂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완주군은 앞으로 3,000여 농가를 이 로컬푸드 사업에 참여시킬 계획이며, 이 사업이 성공사례로 꼽히자 인근 전주시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벤치마킹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경기도 화성시 역시 벼농사를 짓는 153농가(2016년말 기준)에 월 100만∼200만원의 월급을 지급하고 있다.

화성시는 미곡처리장과 연계해 1년치 수매대금을 매달 지급해 봄철 영농기 비료구매 대금이나 생활비, 자녀 학비 등을 그때그때 해결해 주는 신형 월급쟁이 농업인을 육성하는 것이다.

이와 비슷한 사례는 전남 나주를 비롯해 과일 감자, 무, 대파 농가까지 전국적으로 월급제 농업이 확산하고 있다.

축산분야 역시 우리 하림이 일찍부터 계열화사업에 선도적으로 나서 글로벌 월급쟁이 농업의 모델이 되고 있다.

㈜하림의 계열화사업은 사육농장과 가공공장, 그리고 시장으로 이어지는 육계 계열화사업 구조로 삼장(三場)통합경영으로 농가와 기업, 소비자가 모두 윈-윈하는 독특한 상생전략을 실현하고 있다.

계열화 농가에 종자(병아리) 구입부터 사료 및 약품과 선진화된 사육지도를 통해 최고 품질의 육계를 생산해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하고, 농가에서 사육한 닭을 도계, 가공해 최고의 제품을 소비자에 공급하는 이른바 농장에서 식탁에 이르기까지(from farm to table) 식품의 가치사를 전과정을 관리하는 것이다.

그 결과 농가는 지난 2000년 평균 소득 5천만원이었으나 2005년 7,400만원, 2010년 1억2,800만원, 2016년 1억7천만원, 그리고 2018년엔 2억원의 안정적 조수익이 보장돼 일반 직장인의 3∼4배 높은 고소득 월급쟁이가 된 것이다.

월급쟁이 농업인의 원리는 간단하다.

기존 농업인들이 농작물을 생산해도 판매처가 없어 되갈아 엎거나, 농업재해로 막대한 피해를 봐도 적절한 보상방법이 없어 큰 피해를 보거나 도산하는 사례가 빈번했으나 월급쟁이 농업인은 지자체(로컬푸드)나 기업이 농업의 플랫폼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 플랫폼은 생산자와 소비자의 전후방에서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과 합리적인 원가구조로 제품을 생산해 소비자에 공급하는 시스템을 운용하기 때문에 농가에서는 기업이 제공하는 종자를 잘 키워내면 자동으로 급여를 받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천혜의 자연조건에서 다양한 작물을 생산하고 이 땅의 농산물을 먹는 축복받은 민족이었다.

따라서 이러한 농업을 계승 발전시켜 다음 세대에 물려줘야 하는 것이 현재를 사는 우리들의 과제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농업 농촌도 자신이 모든 것을 책임지는 ‘사업형 농업인’과 계통출하 또는 계열화사업을 통한 소득을 보장받는 ‘급여형 농업인’으로 구분될 것이다.

선택은 농업인들 몫이지만 지자체와 우리 하림 같은 기업들도 더 나은 농촌 만들기에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다.

김우식<(주)하림 신사업영업본부장·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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