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림 반푼어치도 없다
어림 반푼어치도 없다
  • 김영호 기자
  • 승인 2017.02.27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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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호 기자

 우린 실생활에서 터무니 없는 일을 목도할 때면, 으레 입에서 튀어 나오는 말이 있다.

 바로 “어림 반푼어치도 없다”는 말이다.

듣는 이도 말하는 이도, 기분이 언짢게 느껴질 수 있는 표현이다.

전주시가 최근 핸드메이드시티 위크 시범 사업을 통해 손길로 행복한 도시를 조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런데, ‘지금 전주 손길을 내밀 때가 맞는가.’

일주일 넘게 진행된 핸드메이드 시티 위크를 취재하며, 느낌표에서 시작해 물음표로 종지부를 찍은 느낌을 지울수 없다.

전주의 손길은 커녕 일반 대중의 발길도 이끌어 내지 못한 결과를 낳고야 말았기 때문이다.

물론, 한국전통문화전당과 비교해서, 전주 한옥마을에 위치한 공예품 전시관은 주말 동안 방문객들이 많았다.

한옥마을은 전주의 관광 1번지답게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이기 때문에, 평일과 달리 주말에는 관광객으로 넘실댄다.

그나마 가상현실 게임장 앞에는 줄을 서면서까지 손님들이 기다리는데, 맞은편에 위치한 공예품 전시관은 지나가는 사람들이 “이곳은 뭐하는 곳인가” 호기심에 잠시 들렀다 가는 객(客)들이 많았다.

반면에, 한국전통문화전당 전시장은 조용하다 못해 썰렁했다.

전당에서 마주친 지역의 한 수공예 전문가는 인적이 드문 현장을 바라보며 땅이 꺼질세라 한숨을 내쉬었다.

“전주에 유명한 가수가 콘서트를 한다고 하면 큰 공연장에 사람들로 꽉 차 있잖아요. 한옥마을에서 전당으로 오니까 수공예품만 덩그러니 놓여 있고 사람들이 없어서 아쉽네요.”

지역 수공예 전문가의 하소연에 짠한 마음이 먼저 들었다.

그렇다고 다른 출구 전략은 없는 것일까.

생산과 소비의 논리로 따지자면, 생산자는 소비자가 있기에 존재한다.

생산자가 신명나게 생산 활동을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소비자가 신나게 소비 활동을 하는 것에 기반을 두고 있다.

위크 준비 단계부터 세세하게 참여하지 않은 입장에서 “감 나라, 배 나라” 논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이번 위크를 통해 전주의 손이 빛을 발했다는 느낌 보다는 아까운 혈세가 낭비됐다는 생각이 앞선다.

전주를 핸드메이드 시티로 조성하겠다는 발상은 참신하지만 구체적인 계획과 치밀한 사전 준비가 없이는 말 그대로 구상에 그칠 뿐이다.

이제 핸드메이드 시티 기반 조성을 위한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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