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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환경적 문제에 대한 근본적 처방 마련해야
김현수 전북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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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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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연말 전남과 충북 지역에서 시작되어 빠른 속도로 전국적으로 확산하며 온 국민을 걱정하게 했던 조류독감(AI) 파동이 어느 정도 가라앉은 것 같다. 최근 새롭게 발생한 AI에 대한 보도가 줄어드는 것으로 보아, 이제는 AI의 확산이 더 이상 나타나지 않고 안정기에 접어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AI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 정부기관의 공무원과 축산 농가 주민들이 엄청난 노력을 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여러 사람들의 노력으로 인해 AI의 발생이 잦아든 것은 맞지만, 이번 AI 파동은 국내 축산농가에 씻을 수 없는 피해를 줬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처음 AI가 발생한 지 약 70일밖에 되지 않았지만, 전국적으로 살처분된 닭과 오리의 숫자가 3,200만 마리 이상이며, 살처분된 닭의 숫자는 국내에서 사육되는 전체 산란종계의 50%가 넘는다. 살처분된 가금류에 대한 보상금액으로 지급된 액수만 해도 2,600억이 넘으며, 산란계의 부족으로 인해 700만개 이상의 계란이 해외에서 수입되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다. 살처분된 산란계의 숫자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1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보도도 있었다. 이렇듯 전례없는 피해는 전북지역도 예외는 아니어서, 도내의 많은 축산농가가 AI로 인한 피해를 경험하였다.

이번 AI 사태가 도내에서도 큰 피해를 초래한 것은 분명하지만, 전라북도가 대처해야 할 보건환경적 문제는 AI에만 국한되지는 않는다. 2017년이 시작된지 얼마 되지않는 지금, 전라북도의 여러 문제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지금까지 나타났던 문제들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지 되짚어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AI와 같은 가축전염병 외에 전라북도는 유난히 초미세먼지에 취약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고, 이로 인한 도민의 삶의 질 저하가 우려된다.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매일 뉴스의 끝자락에 나오는 일기예보의 초미세먼지 예보에서 전라북도가 다른 지역에 비해 미세먼지의 농도가 짙게 나타나는 것을 보며 왜 전북이 초미세먼지 오염이 심각한지 의아하게 생각했을 것이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전라북도는 지리적 위치, 즉 다량의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중국 산동성 지역으로부터 불어오는 편서풍의 영향을 받는 위치로 인해서 중국발 스모그 등에 취약할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해마다 미세먼지의 강도가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세먼지 외에도 김제의 용지농원으로부터 발생하는 축산 폐기물로 인한 수질오염과 악취 문제, 새만금 호의 수질개선과 이를 위한 유역의 오염원 규제 및 관리 등 도세에 비해 굵직한 환경적 이슈가 산적해 있는 실정이다.

도시화와 산업화로 인한 인구분포 변화와 밀집, 그리고 인간의 주거 및 활동범위의 확장으로 인해 이전에는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았던 자연환경과 인간의 생활반경이 겹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되었고, 이로 인해 산업화 이전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던 질병과 오염문제의 발생이 좀 더 빈번하게 나타나게 되었다. 또한, 생활수준의 향상과 더불어 증가하는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축산업을 포함한 1, 2차 산업의 규모가 커지게 되었고, 자본주의적 효율성의 제고를 위해 고밀도의 사육 및 생산을 추구하는 경향이 심화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보건환경적인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 그 대상이 되는 개체 또는 지역이 제한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빠르게 인접지역 또는 인접 개체로 확산하여 대규모로 문제를 일으키는 일이 일상화되고 있다.

현재와 같은 사회 및 산업구조가 유지되는 한 여러 보건환경적 문제의 발생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다. 이들을 해결하고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문제를 발생시키는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고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러나 현재 우리가 접하는 가장 큰 문제는 환경적 이슈가 나타났을 때, 대증처방적인 조치에 노력이 집중되고 근본적인 원인의 파악과 이를 바탕으로 한 재발 우려를 최소화시키는 노력은 다소 미진해 보인다는 점이다. 이렇게 발생한 현상에 대해서만 대처를 하고 근원적인 원인을 파악하고 고치지 않으면 같은 문제는 매년 거의 같은 시기에 반복되기 마련이고, 성급한 조치는 예상치 못했던 2차적 환경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유사한 문제가 거의 매년 발생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사육환경 개선을 포함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힘써야 한다. 비좁은 환경에서 수천, 수만 마리의 가금류가 사육되는 환경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이 없이 같은 문제가 재발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하늘만 바라보며 비가 오길 기원하는 중세적 사고방식과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기 조성된 산업환경의 변화를 위해서는 초기에 많은 비용이 소모될 수도 있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현재의 투자가 장기적으로는 이익이 될 수 있음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 심각한 피해를 입은 상황에서 이러한 노력을 하는 것이 늦었다고 생각될 수도 있지만,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이후에 더 큰 피해가 나타나지 말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김현수<전북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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