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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시대의 패러다임을 생각해 본다
김종일 전북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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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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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으로 50여년, 유사 이래 지금까지 인류가 겪어온 모든 변화와 발전을 하찮은 것으로 만들어 버릴지도 모르는 천지개벽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아마도 정치, 경제, 산업, 교육, 의료 등 사회 전 영역에 걸쳐 전혀 낯선 새로운 패러다임이 만들어질 것이며, 이 시기를 갈림길로 해서 우리 인간 자체도 인간과 포스트 인간으로 나뉠 수가 있겠다. 천지개벽의 주인공은 물론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이 되겠다. 딥러닝과 빅데이터 그리고 신경망 프로그래밍이라는 신무기와 접목된 유전공학, 나노기술, 그리고 로봇공학이 중심이 되는 소위 GNR혁명이 가져올 미래는 상상하는 그것 이상의 것일 수 있고, 우리의 선택에 따라 우리 사회는 천국이 될 수도 지옥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인공지능이 무척 똑똑해졌다. 이미 여러 분야에서 사람들을 앞서 나가기 시작했고, 그 영역은 계속 넓어져 갈 것이다. 벌써 미국 뉴욕의 택시기사들이 향후 50년간 자율주행 택시의 운행을 금지해 달라고 청원하는 등 현실적인 위협으로 다가오는 모습이다. 자동차 자율주행이 보편화하면 사고율과 사망률 드리고 교통체증이 현저하게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이다. 지금 사람들이 하는 많은 일들이 조만간 인공지능의 손으로 넘어갈 것이라 한다. 최근 영국 옥스퍼드대학의 연구자들이 발표한 보고서에 의하면, 앞으로 20년 안에 현존하는 직업의 47%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교사, 기자, 문인, 의사, 판검사, 변호사, 회계사, 증권 및 투자 전문가 등 전문직도 예외가 아니다. 얼마 전 우리나라에서도 부산대병원과 길병원이 IBM에서 만든 인공지능 보조의사 왓슨(Watson)을 의료현장에 적용했다고 한다. 이세돌이 무력하게 무너졌듯이, 지구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 힘을 모아 아무리 용을 써봐야 인공지능을 당해낼 재간이 없으니, 경제성과 능률만을 고려한다면, 시간의 문제일 뿐, 전 세계적인 대량 실직 사태는 피할 수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꼭 부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것이 단순한 대량 실직이라는 불행한 시대의 시작이 아니라, 사람이 먹고살기 위해 해야만 했던 노동으로부터 해방될 수도 있는 기적 같은 혁명을 가져올 수도 있다. 그것도 고작 그 후로 전개될 진정한 혁명의 전조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가장 먼저 인공지능의 손으로 넘어갈 산업계의 생산성과 수익성은 획기적으로 높아질 것이며, 이에 따라 막대한 부가가치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이 실업자가 된 판국이라면, 아무리 싸고 좋은 물건을 만들어봐야 사갈 사람이 없을 것이다. 안정적으로 경제시스템을 돌아가게 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구매력을 꾸준히 유지해 줄 필요가 있겠다. 미래학자들은 인공지능이 축적한 막대한 부를 바탕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기본적인 의식주를 해결할 수 있는 경제력을 뒷받침하는 기본소득제의 도입을 통해서, 완전한 선순환 경제 고리가 가능한 새로운 경제 질서가 자리 잡을 것이라 보고 있다. 다시 말해, 인공지능이 사람을 대신해서 돈을 벌어 우리들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경제력을 보장해주는 세상이 되는 것이다. 물론 산업계뿐만이 아니라 경제 시스템 운영의 주체도 사람이 아니라 훨씬 현명한 인공지능이 대신하게 될 것이다. 한 마디로 인공지능이 사람보다 제품도 잘 만들고 잘 팔고 돈도 잘 굴린다는 얘기다.

먹고살 걱정이 없다면 노동은 필수가 아니라 선택이 된다. 즉, 인간의 노동으로부터의 해방이라는 기적 같은 혁명이 가까운 미래에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크며, 이로부터 인류의 삶은 이루 형용하기 어려운 변화를 겪게 될 것이 분명하다. 누구나 자기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사는 세상이 꿈이 아니라 바야흐로 우리 일상이 되는 것이다. 아마 우리는 이 사람들을 포스트인간이라 부를지도 모른다. 로봇이 대신하기 어려운 분야나 지극히 창의적인 소수 영역을 제외하고는 인공지능에 맡길 것이다. 순수 학문인 수학과 물리학의 연구조차도 인공지능의 몫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맞는다면, 우리 인간들만의 고유 영역으로 남아 있을 영역이 과연 있기나 한지조차 의문이다. 먹고살 걱정이 사라진다면, 남는 것은 가능하면 즐겁고 오래 살고자 하는 원초적 욕구일 것이다. 미래의 산업으로 가상현실과 바이오 분야가 주목받는 이유가 되겠다.

산업과 경제 그리고 학문의 영역까지 인공지능의 손에 넘어간다면 당연히 정치도 인공지능의 것이다. 우리 사회의 통치를 인공지능에 맡기는 세상이 분명히 올 것이다.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세상, 즉 우리보다 우월한 인공지능이 거의 모든 사회 영역을 지배하는 세상이 금세기 안에는 분명히 도래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다. 격변의 시기에 나타날 수 있는 또 다른 히틀러들이 우리의 미래를 천국과 지옥으로 가르는 가장 큰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우리 사회를 위하여 가장 공정하고 합리적이며 객관적인 판단을 원한다면 과연 인간 정치인과 인공지능 정치인 중 누구의 손에 맡기는 것이 현명할지를 곰곰이 생각해볼 일이다.

김종일<전북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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